[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가 국내 시장에 도입됐지만, 지상망 사업자인 국내 이동통신사에 당장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다만 재난 대응과 모빌리티 등 새로운 영역에서는 위성·지상망 결합을 통한 사업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종식 KT 미래네트워크연구소장은 23일 열린 '스타링크 시대의 이동통신: 위성-지상망 공존 시대를 향한 한국의 대응 전략' 한림원탁토론회에서 "기가인터넷을 대체하는 관점에서 보면 스타링크가 200Mbps를 이야기하지만 실제 체감 속도는 100Mbps에 못 미칠 가능성도 있다"며 "기가급 고객 경험을 만족시키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전국망이 촘촘히 구축된 국내 지상망과 비교하면 속도·지연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설명입니다.
그는 대신 "지상망 구축이 어려운 오지·산간지역 등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며 보완재적 성격을 강조했습니다. 위성 시스템을 이용해 저궤도 위성과 직접 통신하는 D2C(Direct-to-Cellular) 서비스 역시 보편적 역무 확장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봤습니다. 미국 티모바일, 일본 KDDI 사례처럼 기존 이동통신 가입자가 월 10달러(일본 약 1600엔) 수준의 추가 요금을 내고 음영지역 커버리지를 확장하는 방식이라는 것입니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23일 '스타링크 시대의 이동통신: 위성-지상망 공존 시대를 향한 한국의 대응 전략'을 주제로 제248회 한림원탁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 소장은 재난·국방 영역에서의 백홀 역할도 언급했습니다. 지상망이 부분적 또는 전체적으로 붕괴될 경우 정지궤도 위성만으로는 용량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저궤도 위성이 보완적 가치를 갖는다는 분석입니다. 또 전 세계를 이동하는 차량·선박·항공기, 드론,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모빌리티 분야는 지상 기지국으로 공중 커버리지를 구축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드는 만큼 위성을 통한 신규 시장 창출이 가능하다고 봤습니다.
이 같은 보완적 가치는 단순한 틈새 시장을 넘어 미래 네트워크 구조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도 나왔습니다. 최지환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위성통신 활용 선택지로 공공재난·국가안전, 기업·산업용, 일반 개인 사용자 등 세 분야를 제시하며 "미국은 D2C 기반 긴급 통신망을 구축하고, 유럽은 자체 위성망과 스타링크를 병행해 보안성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산불·지진 대응과 원양어선·화물선 고속인터넷 등에서 위성을 활용하고 있으며, 6G 기술 선도와 우주 시장 개척을 위해 위성통신을 전략 자산으로 삼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최 교수는 인공지능(AI) 기반 위성망 가상화·지능화, 우주 엣지 컴퓨팅, 우주 데이터센터 등을 미래 대응 기술로 제시하며 "독자 위성망 구축과 외부 위성망 활용을 병행하면서 지상의 핵심 기술을 우주로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AI·반도체·데이터센터·전력망까지 우주로 확장되는 흐름 속에서 위성통신은 선택이 아닌 필수 인프라가 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심병효 서울대 교수 역시 휴머노이드·UAM·스마트팩토리용 위성 프라이빗 네트워크 확산과 AI 기반 위성통신 고도화를 제안하며 한국 주도형 생태계 구축 필요성을 언급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