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수도권 집값을 잡기 위한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책이 잇달아 나오면서 소비자들의 집값 상승 기대가 3년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다주택자를 향한 이재명 대통령의 강력한 압박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결정 등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일정 부분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와 증시 활황이 지속되면서 지난달 소비자심리도 두 달 연속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29 부동산 대책에…주택가격 기대 '냉각'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26년 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달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08포인트로 지난달(124)보다 16포인트나 급락했습니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00이 넘을 경우 1년 후 집값 상승을 예상하는 소비자 비중이 크고, 100 아래면 하락 예상이 많음을 의미합니다.
이번달 지수는 지난해 12월(121)과 올해 1월(124) 두 달 연속 오름세에서 석 달 만에 꺾였습니다. 하락 폭은 시장 금리 상승 등으로 주택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한 지난 2022년 7월(-16) 이후 가장 컸습니다. 2월 지수는 장기 평균(107)보다는 1포인트 높은 수준입니다.
이흥후 한은 경제통계1국 경제심리조사팀장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예고와 1·29 대책 등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집값 하락 기대가 형성되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최근 집값 상승폭이 둔화하면서 주택가격전망지수가 하락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 팀장은 "소비자들의 주택가격 하락 기대가 실제 주택시장 수급에 얼마나 장기간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칠지 시장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대통령도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은 발표와 관련한 '대통령 다주택 압박 통했다'라는 내용의 기사를 연결하면서 "부동산투기 극복, 대한민국 정상화, 국민주권정부는 합니다"라고 재차 밝혔습니다.
소비자심리도 '두 달' 연속 개선세
아울러 이번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2.1로 전월보다 1.3포인트 상승해 두 달 연속 올랐습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와 증시 활황이 지속된 데 따른 것이라고 한은은 분석했습니다. CCSI는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입니다. 100보다 높으면 장기 평균(2003~2024년)과 비교해 소비심리가 낙관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뜻입니다.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 중 경기 상황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현재경기판단과 향후경기전망도 각각 5포인트, 4포인트 상승했습니다. 특히 향후경기전망의 경우 전월 98에서 102로 3개월 만에 100을 웃돌며 낙관으로 돌아섰습니다. 취업기회전망과 금리수준전망 역시 한 달 전보다 2포인트, 1포인트 상승했습니다. 기대인플레이션율 가운데 '향후 1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6%로 전월과 같았습니다. 전반적인 물가 상승세가 둔화됐지만 가공식품, 수산물 등 필수 소비재 가격이 높은 오름세를 이어간 결과입니다.
한편 응답자 2명 중 1명은 향후 1년간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으로 농축수산물(50.6%)을 꼽았습니다. 전월 농축수산물을 꼽은 응답자 수보다 4.3%포인트 확대된 수치로, 신선식품 물가 급등에 대한 우려가 높았습니다. 이어 공공요금 40.6%, 공업제품 31.3%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대책에 소비자들의 집값 상승 기대가 3년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가운데, 24일 서울 강남구 한 부동산중개업소 앞을 한 시민이 걸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