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후장대 주총 키워드 ‘에너지’

신사업 닻 올리고 밸류체인 구축
가스 수입·풍력 시공, 직접 뛴다

입력 : 2026-03-03 오후 2:15:33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철강과 조선, 방산 등 국내 주요 중후장대 기업들이 이달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에너지’를 중심에 둔 신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며 미래 먹거리 확보에 사활을 걸 전망입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와 원자재 가격 변동 등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 속에서 생존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사진=현대제철)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주요 중후장대 기업들은 주주총회 소집 공고를 게재하며 에너지 관련 신규 사업 진출 안건을 상정했습니다. 
 
현대제철(004020)은 오는 26일 열리는 정기 주총에서 정관을 변경해 △천연가스 수출입업을 신규 사업 목적으로 명시할 계획입니다. 현대제철은 현재 당진제철소 내에 약 8000억원을 투입해 499메가와트(MW)급 액화천연가스(LNG) 자가발전 설비를 2028년 3월 준공 목표로 건설 중입니다. 발전소 가동에 필요한 대규모 연료를 외부 유통망을 거치지 않고 회사가 직접 수입해 에너지 조달 방식을 통제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됩니다. 전력 사용 비중이 높은 철강업 특성상, 탄소중립 로드맵에 따라 고로를 전기로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전력비를 절감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LNG발전소는 수소 혼소 발전이 가능한 설비로, 2050년까지 수소발전 설비로 전환할 방침입니다. 
 
한화오션(042660)은 19일 개최되는 주총에서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 △신재생에너지 설비의 설치, 운영 및 판매사업 △신재생에너지 공급 및 판매사업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권, 지분 및 권리 등 양수도업 △신재생에너지 개발 관련 컨설팅 및 용역업 등을 사업 목적으로 대거 추가할 예정입니다. 그동안 한화오션은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선(WTIV)을 건조해 덴마크 카델라 등 해외 선사에  납품하는 조선업 본연의 역할에 머물렀지만, 정관 변경을 통해 하부구조물 등 해상풍력 기자재 제작부터 설치, 나아가 직접 발전소를 운영하고 전력을 판매하는 통합 가치사슬을 구축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실제 한화오션은 최근 전남 신안군 우이도 남동 측 해역에 390MW 규모의 해상풍력 단지를 조성하는 신안군 우이도 해상풍력 프로젝트에서 1조9716억원 규모의 설계·조달·시공(EPC) 도급 계약을 맺었습니다. 
 
한화오션이 건조한 대형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선. (사진=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역시 24일 주총 안건으로 △천연가스·수소·암모니아·바이오연료 등 에너지의 자원개발, 생산, 수출입, 유통(벙커링·가스 도소매) 및 트레이딩 사업 △에너지 유통 인프라의 투자·개발·운영 및 관련 기자재 사업 △전력·집단에너지 및 전력 중개사업과 이에 대한 투자·건설·운영을 사업 목적에 포함했습니다. 과거 항공기 엔진이나 압축기·가스터빈 같은 플랜트 장비 부품을 단편적으로 제작해 납품하던 제조업 중심의 역할에서 완전히 벗어나겠다는 강력한 의지입니다. 신규 정관을 바탕으로 기반 시설에 직접 투자하고 천연가스나 수소 등 자원을 발굴해 무역까지 전담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정관상 사업 목적 변경 안건을 별도로 상정하지 않은 기업들도 올해 주총을 기점으로 에너지 사업 확장 의지를 드러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포스코(005490)홀딩스는 24일 열리는 주총에서 신규 사내이사 선임을 통해 그룹의 친환경 소재 및 에너지 가치사슬 전환을 가속화할 전망입니다. 사내이사로 추천된 이주태 후보는 에너지 소재인 우량 리튬 자원 확보 등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에 기여한 전략 및 투자 전문가로 꼽힙니다. 그룹 차원의 친환경 에너지 신사업 수익 구조를 완성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은 지난달 24일 공시한 주주총회 소집 공고에 신규 사업으로 바이오연료 개발과 발전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을 명시한 만큼 사업 확대 청사진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회사 측은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바이오연료와 희토류, 영구자석 등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 개발 전담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며 “국내외 LNG 발전 및 재생에너지 사업의 지속 확대를 통해 에너지 전문 기업으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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