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신차·렌터카·중고차까지…순환 고리 완성

자동차 ‘생애 주기’ 통합 전략
출고 후 운용·관리·재판매까지
전기차 보급 지형 등 파급효과

입력 : 2026-03-10 오후 2:58:00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차가 렌터카 시장 본격 진출을 예고하면서 신차 제조부터 렌터카 운영, 중고차 유통까지 이어지는 자동차 생애주기 통합 전략이 완성될 전망입니다. 그간 차 한 대를 팔고 나면 끝나는 구조였다면, 이제는 출고 이후에도 운용·관리·재판매까지 직접 관할하겠다는 전략적 전환으로 읽힙니다. 이번 행보가 현실화할 경우 수익 구조는 물론 국내 전기차 보급 지형과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에도 상당한 파급효과가 예상되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현대차 인증 중고차 양산 센터에서 검사원이 매물을 정밀 진단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현대차는 이달 말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업 목적에 ‘자동차 대여 사업’을 명문화하는 정관 변경안을 상정할 예정입니다. 이르면 승인 후 올해 상반기 중 렌탈 서비스를 론칭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대차는 그간 렌터카 시장에 계속 눈독을 들여왔습니다. 지난 2017년 당시 업계 3위였던 AJ렌터카 인수를 검토했다가 중소 렌터카 업체들의 강력한 반발로 무산된 전례가 있습니다. 이후 단기 대여 부문 렌터카 사업이 2019년 중소기업 적합 업종으로 지정되면서 대기업의 시장 진출이 사실상 막혔으나, 2024년 말 해당 규정이 일몰되면서 문턱이 낮아졌습니다.
 
현대차는 기존에 운영하던 자동차 구독 서비스 ‘현대셀렉션’을 기반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기존에는 현대차가 차량을 공급하고 렌트 운영과 정비는 외부 렌터카 업체가 담당하는 플랫폼 중심의 구조였으나, 이제는 차량 보유부터 렌탈 운영까지 직접 담당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전환한 것입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행보를 단순한 사업 영역 확대 이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차 한 대를 생산해 신차 판매 대금과 정비 수입으로 수익을 거두는 구조였다면, 이제는 차량을 장기 운용 자산으로 바라보며 제조 중심의 수익 모델을 운영형으로 확장하려는 의도가 뚜렷합니다. 
 
현대제네시스 통합 구독서비스 리뉴얼 론칭. (사진=현대차)
 
현대차와 기아가 서비스를 통합해 구독·대여로 운용한 차량을 인증 중고차로 전환·재판매하면 그룹 차량의 잔존가치 관리까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신차가 렌터카로 운용된 뒤 인증 중고차로 넘어가는 순환 고리가 완성되면, 한 대의 차에서 창출할 수 있는 수익원이 판매 단계를 훌쩍 넘어서게 됩니다.
 
특히 이와 관련해 렌터카 물량을 전기차 위주로 공급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렌터카로 운용된 전기차가 중고 시장에 대량 유통되면 중고 전기차 가격이 내려가고, 일반 소비자의 전기차 진입 장벽이 대폭 낮아지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정부 보조금에 기대지 않고도 국내 전기차 보급 속도가 높아질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렌터카를 통해 소비자들이 다양한 차종을 직접 경험하게 되면 그 경험이 신차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수소차처럼 선입견이 있는 차종도 실제로 타보면 평가가 바뀌는 경우가 많은 만큼, 체험 마케팅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자율주행과 데이터 확보 측면에서도 렌터카 사업은 현대차에 유리한 지형을 만들어줍니다. 자사 차량을 직접 대규모로 운용하면서 실도로 주행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고, 이는 자율주행·배터리 관리 기술 고도화에도 속도를 붙일 수 있습니다.
 
다만, 완성차업체가 출고 이후 단계까지 직접 관리하는 구조가 자리를 잡을 경우 기존 제조 중심의 시장 질서에 균열이 생긴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판매·유통·운영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기존 딜러망이나 렌터카 업계의 사업 지형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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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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