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대한항공, 기내식 다시 품는다…한앤코는 5년 만에 2배 엑시트

LBO 활용한 수익 극대화…3800억 투자해 7500억 회수
항공 수요 회복에 실적 반등…"적자에서 흑자 기업으로"

입력 : 2026-03-17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6년 03월 13일 21:1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홍준표 기자] 대한항공(003490)이 코로나19 위기 당시 유동성 확보를 위해 매각했던 기내식·기내면세 사업을 다시 품는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에 넘겼던 사업을 약 5년 만에 재인수하는 구조다. 관련 업계에서는 기업가치 기준 약 1조원에 인수한 사업을 1조7000억원 수준에 재매각한 거래로, 한앤컴퍼니가 레버리지 구조를 활용해 의미 있는 투자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한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대한항공은 지난 12일 이사회를 열고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대한항공씨앤디서비스 지분 80% 전량을 75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취득 주식 수는 501만343주이며, 거래가 종결되면 씨앤디서비스는 대한항공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된다. 대한항공은 이미 20%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이번 거래가 마무리되면 지분율이 100%로 올라가게 된다.
 
이번 거래에서 7500억원은 지분 80%에 대한 가격이다. 이를 기준으로 100% 지분가치를 환산하면 약 9375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대한항공이 승계하는 차입금을 더하면 전체 기업가치(EV)는 약 1조7000억원 안팎으로 평가된다. 지분 가치만으로 계산하면 단순 1조원짜리 사업을 1조7000억원에 엑시트한 딜인 셈이다.
 
 
(사진=한앤컴퍼니)
 
LBO로 투자 수익 '쏠쏠'
 
한앤컴퍼니는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항공업계가 위기에 빠지자 대한항공의 기내식·기내면세 사업을 약 9906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대한항공은 여객 수요 급감으로 대규모 유동성 압박을 받았고, 핵심 사업부를 분리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는 구조를 선택했다. 한앤컴퍼니는 대한항공과 공동으로 대한항공씨앤디서비스를 설립한 뒤 해당 사업을 넘겨받았다.
 
양측은 대한항공씨앤디서비스를 80대20 비율로 출자해 설립했다. 대한항공은 지분율 20%에 해당하는 963억원을 출자했고, 나머지 지분 80%는 한앤컴퍼니가 확보했다. 인수 당시 한앤컴퍼니는 50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감안하면 실제 자기자본 투입 규모는 4800억원 수준이며, 지분 구조를 고려할 때 한앤컴퍼니가 실제 투입한 자기자본은 38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이번 거래에서 부채를 포함한 대한항공씨앤디서비스의 전체 기업가치는 약 1조7220억원으로 평가됐다. 대한항공 측은 공시를 통해 대한항공씨앤디서비스의 차입금 약 7100억원에 대한 원리금 및 기타 금융비용 상환 재원이 부족할 경우, 부족금에 대해 자금을 보충하기로 하는 약정을 맺었다고 밝혔다. 2024년 기준 대한항공씨앤디서비스의 리스부채를 포함한 총 차입금은 5916억원 수준이며, 여기에 매입채무와 기타채무, 미지급비용 등을 포함하면 7478억원이다.
 
결과적으로 한앤컴퍼니는 약 3800억원의 자기자본을 투입해 지분 80%를 확보한 뒤 이번 거래에서 약 7500억원을 회수하게 된다. 단순 계산으로 약 3700억원의 매각차익이 발생한 셈이다. 투자원금 대비 회수배수(MOIC)는 1.95배 수준으로 추산된다.
 
거래 종결 예정 시점이 2026년 6월1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보유 기간은 약 5년 9개월 정도다. 이를 기준으로 연환산 내부수익률(IRR)을 계산하면 12%대 후반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인수 당시 활용한 인수금융이 기업에 남아 있는 구조인 만큼 레버리지 효과가 투자 수익률을 끌어올린 셈이다.
 
 
항공 수요 회복에 실적 반등
 
한앤컴퍼니가 긍정적인 회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업황 회복과 운영 개선이 꼽힌다. 대한항공씨앤디서비스는 인수 당시 항공 수요 급감 영향으로 적자 상태였지만 이후 국제선 수요가 회복되면서 빠르게 실적이 개선됐다.
 
지난해 기준 대한항공씨앤디서비스는 EBITDA(상각전영업이익) 1241억원, 영업이익 949억원을 기록하며 뚜렷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기내식 공급과 기내면세 판매 사업은 항공 수요와 직접적으로 연동되는 구조인 만큼 국제선 운항 정상화가 실적 회복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특히 팬데믹 종료 이후 국제선 여객 수요가 급격히 회복되면서 기내식 공급량과 기내면세 판매도 빠르게 늘어났다. 대한항공씨앤디서비스 매출의 절반 이상이 특수관계자인 대한항공과 진에어 등으로부터 발생하는 구조인 점도 안정적인 매출 기반으로 작용했다.
 
2024년 기준 대한항공씨앤디서비스의 전체 매출액은 6665억원이다. 이 가운데 약 3600억원이 대한항공에서 발생한 매출로, 대한항공 의존도가 높은 사업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구조가 항공 업황 회복 시 실적 개선 속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한다.
 
대한항공은 이번 씨앤디서비스 지분 확보에 대해 통합 항공사 출범 이후 기내식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고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측은 통합 항공사 출범을 앞두고 기내식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내면세품 판매 역시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신규 서비스를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IB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코로나19 시기 항공업 가치가 크게 떨어졌을 때 인수한 뒤 업황 회복 국면에서 기업가치를 끌어올렸다"라며 "인수금융을 활용해 자기자본 대비 회수 규모를 극대화했다는 점에서 레버리지를 활용한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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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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