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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3월 17일 14:4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2월25일 오랜 논의 끝에 3차 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정권 교체 이후 추진돼 온 상법 개정 작업이 일단락된 셈이다. 하지만 이번 개정이 금융투자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개정 이후 시장에 나타날 기회와 위험 요인에 대해서는 아직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IB토마토>는 1차부터 3차까지 이어진 상법 개정의 핵심 쟁점과 한계를 짚어보고, 입법 이후 예상되는 금융산업 전반의 변화 방향을 점검해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상법 개정의 가장 직접적인 수혜자는 단연 증권업계 브로커리지 시장이다. 상법 개정으로 시작된 증시 활황은 개인투자자의 포모(FOMO) 현상까지 자극하며, 미국-이란 전쟁으로 커진 변동성에도 투자 유입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신용융자 증가에 따른 리스크 관리와 시장 책임 강화는 모험자본 공급자로서 증권업계가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포모에 멈추지 않는 신용거래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신용융자 거래 고객 대상 쿠폰 이벤트를 조기 종료했다. KB증권은 이달 초 월별 신용 순매수 금액이 10억원 이상이면 30만원 상당의 쿠폰을 기본 지급하고, 신용잔고가 1억원 이상을 월 25일 이상 유지 시 월 최대 75만원 국내주식쿠폰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사진=KB증권)
해당 이벤트는 지난 2월까지 활황의 주역이었던 개인 투자자를 겨냥했다. 그러나 미국-이란 전쟁으로 증시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조기 종료를 결정했다.
실제 금융당국은 개인 투자자의 신용대출과 관련해 증권사의 엄정한 리스크 관리를 주문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1일 11개 주요 증권사 신용융자 담당 임원과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황선오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최근 증시 변동성 확대 과정에서 신용융자 등 레버리지 투자가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라며 "증권업계가 투자자 보호와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주식 담보 신용대출을 잠정 중단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의 신용거래는 전쟁 발발 이후에도 큰 증가폭을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신용융자 규모는 32조6834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지난 코로나 버블 시기인 2022년 신용융자 규모인 22조원보다 50%가량 높은 수준이다.
증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도 개인투자자들이 계속해서 신용대출을 통한 레버리지 투자를 이어가는 이유는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현상 때문으로 해석된다.
포모는 '나만 뒤처질 수 있다는 두려움'을 의미하는 심리 상태다. 지난해 상승장에서 소외됐던 개인들이 전쟁에 따른 하락을 오히려 매수 기회로 받아들이며 시장에 뛰어든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심리는 손실 만회를 위해 더 높은 위험을 감수하는 투자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 실제 개인투자자는 변동성이 커진 시장에서도 외국인 공백을 메우며 연일 조 단위 매수에 나섰고, 현재까지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 개인은 주변이 아닌 핵심 주체로 자리 잡았다.
증권사, 브로커리지 수익으로 '활짝'
당국의 우려와 증권사의 신용대출 중단에도 불구하고 브로커리지 수익 확대에 힘입어 1분기 증권업계 실적은 사상 최대 수준이 예상된다. 신용거래뿐 아니라 일반 거래까지 전반적으로 규모가 확대된 영향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일평균 거래대금은 1월 62조원에서 2월 69조원으로 늘었다. 이어 전쟁이 발생한 3월 들어서도 10일까지 102조원을 기록하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투자자 예탁금 역시 1월 100조원을 돌파한 이후 3월4일 132조원까지 늘었고, 현재도 120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사진=키움증권)
개인투자자의 투자 규모 증가는 곧 브로커리지 수익으로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039490)을 비롯한 국내 브로커리지 상위 증권사 5곳의 1분기 합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조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6조7000억원의 절반에 달하는 수치다.
특히 브로커리지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은 수수료 수익이 7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 종목뿐 아니라 퇴직연금 자금이 ETF로 유입되며 수익 기반을 넓혔다는 분석이다.
전배승
LS증권(078020) 연구원은 "시가총액 회전율이 이전 IT버블 수준인 500%에 달할 정도로 거래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라며 "이에 따라 1분기 브로커리지 수수료수익은 지난 4분기 대비 2배, 지난해 연평균에 비해서는 3배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법개정발 랠리…지속 가능성은
현재 증시 호황과 브로커리지 수익 확대의 출발점은 지난해 상법 개정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추진된 개정안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를 자극하며 외국인 자금 유입을 이끌었다.
국회 상법개정 통과 (사진=연합뉴스)
여기에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가 더해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주가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장기보유 주식 배당소득 세제 혜택 확대 역시 금융주와 증권주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올해 추진된 3차 상법 개정은 소액주주 보호와 증시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자사주 관련 제도 변화는 개별 종목 주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예상치 못한 변수인 미국-이란 전쟁이 아니었다면, 국내 증시는 이미 코스피 7000 수준까지 갔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시장의 수혜만큼 증권업계에 대한 책임도 강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지금 브로커리지 수익 확대는 단기적인 실적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향후 사업 역량 확대를 위한 준비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IB토마토>에 "개인이 시장의 주역으로 떠올랐고 거래량 증가에 따른 증권사의 이익 규모 확대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며 "당국이 모험자본 공급자로 증권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어, 이익을 재원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