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지상파에서 K-콘텐츠 본다…싱클레어 'K-채널 82' 추진

OTT 넘어 지상파로 직접 유통…FAST·ATSC 3.0 확산 타고 실험
KBS·SBS·MBN 협력 추진…광고·커머스 결합 K-컬처 채널 구상
방미통위도 협력 논의…워싱턴서 테스트 후 9월 시범 서비스

입력 : 2026-03-20 오후 12:51:21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미국 지상파 방송 그룹 싱클레어가 한국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신규 방송 채널 'K-채널 82' 론칭을 추진합니다. 글로벌 플랫폼 중심 유통 구조에서 벗어나 미국 지상파망을 활용해 한류 콘텐츠를 직접 송출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싱클레어 방송 그룹은 지난 19일 미국 지상파 기반 K-콘텐츠 채널 플랫폼협력 설명회에서 이 같은 사업 구상을 발표했습니다.
 
싱클레어는 미국 전역 86개 시장에서 185개 방송국을 운영하는 대형 미디어 그룹입니다. 미국 지상파 시장에서 전국 단위 커버리지를 확보한 주요 사업자 중 하나로, 방송망을 기반으로 콘텐츠 유통과 지역 뉴스 제작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연간 매출은 약 4조원 규모입니다.
 
이번에 추진되는 K-채널 82는 싱클레어의 지상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한국 콘텐츠를 미국 시청자에게 직접 송출하는 채널입니다. 별도 플랫폼이나 애플리케이션(앱) 없이 TV 채널을 통해 무료로 시청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같은 전략은 글로벌 미디어 시장 구조 변화와 맞물려 추진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중심 콘텐츠 유통이 확대되면서 플랫폼 종속과 수익 배분 한계가 지적되는 가운데,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FAST)과 지상파 방송을 결합한 새로운 유통 모델이 부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차세대 방송 규격인 ATSC 3.0 확산으로 맞춤형 광고와 데이터 기반 서비스 구현이 가능해지면서 지상파 기반 콘텐츠 유통의 경쟁력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한정훈 K-엔터네크허브 대표는 OTT 중심 유통 구조의 한계를 지적하며 "FAST와 차세대 방송 기술 확산으로 지상파 기반 유통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채널명 82는 한국의 국가번호에서 착안했습니다. 미국 내 한국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은 다수 존재하지만, 전용 지상파 채널은 없다는 점을 고려해 상징성을 부여했다는 설명입니다. 초기에는 단일 채널로 시작해 향후 콘텐츠 수급 상황에 따라 다채널 확장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싱클레어의 기술 자회사 캐스트닷에라 박경모 부사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며 "특히 젊은 시청자층을 중심으로 충분한 수요 기반이 형성돼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습니다.
 
콘텐츠는 K-팝, 드라마, 예능 등 기존 한류 콘텐츠를 중심으로 구성됩니다. 전체 편성의 약 60~70%는 음악·드라마·예능 등 인기 콘텐츠 라이브러리로 채우고, 나머지 30~40%는 뉴스, 다큐멘터리, 라이프스타일, 쇼핑 등 문화 콘텐츠로 채울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KBS, SBS, MBN,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 등과 협력을 추진 중입니다.
 
싱클레어 측은 단순 콘텐츠 송출을 넘어 K-컬처 채널로 확장하겠다는 구상도 제시했습니다. K-푸드, K-뷰티, 관광, 패션 등 한국 문화 전반을 소개하고, 한국 브랜드와 연계한 광고·커머스 기능도 결합하겠다는 전략입니다.
 
기술적으로는 차세대 방송 규격인 ATSC 3.0 기반 서비스가 적용됩니다. 이를 통해 시청 중 리모컨을 활용한 참여 기능과 맞춤형 광고, 데이터 기반 시청 분석 등이 가능해질 전망입니다. 향후 커머스 및 인터랙티브 콘텐츠 확장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싱클레어 K-채널 82 추진 계획. (사진=뉴스토마토)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정부 차원의 협력 논의도 병행되고 있습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경기 과천청사에서 델 파크스 싱클레어 방송 그룹 기술총괄사장과 면담을 갖고 한국 콘텐츠 유통과 차세대 방송 기술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싱클레어 측은 이 자리에서 한국 콘텐츠 채널의 사업 구조와 추진 방향, 인공지능 기반 방송 기술, 차세대 방송 기술을 활용한 신규 수익 모델 등을 설명하며 미국 지상파 방송망을 활용한 콘텐츠 공급 및 서비스 확장 협력 의사를 전달했습니다. 방미통위는 한국 방송 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 확대를 위해 해외 협력 기반을 넓혀갈 필요가 있다며, 차세대 방송 서비스와 콘텐츠 유통 활성화를 위한 지원 방안을 검토해 나갈 계획입니다.
 
싱클레어 그룹은 올해 상반기 중 파트너십 구성을 마무리하고, 워싱턴 D.C. 지역에서 사전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후 9월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고 약 6~18개월간 검증을 거쳐 2028년 이후 전국 확대를 추진한다는 계획입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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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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