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하나증권, 이지스운용에 '세운 5구역' PF 주관권 변경 소송…KB와 공동전선

KB증권 이어 하나증권도 동일 사건으로 손배소 제기
주관사 교체 대가로 약속한 '대체 딜' 이행 여부 분쟁
밀월 관계였던 하나-이지스 파트너십 신뢰 훼손

입력 : 2026-03-23 오후 3:33:52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KB증권에 이어 하나증권도 '세운 5구역'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주관권 변경을 둘러싼 손해배상 소송에 가세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나증권은 선행 재판인 KB증권 건의 증인신문 결과를 지켜보며 파상공세를 이어갈 방침입니다. 과거 '트리아논' 빌딩 투자 등에서 끈끈했던 이지스자산운용과의 파트너십이 잇따른 사업 차질로 어그러진 모습입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이지스자산운용을 상대로 약 20억700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법원 심리 중입니다. 이번 분쟁의 발단은 서울 대규모 재개발사업인 세운 5구역의 PF 주관사 변경 건입니다. 당초 주관 업무를 맡기로 했던 하나증권과 KB증권 등은 이지스자산운용이 금리 조건 등을 이유로 주관사를 신한투자증권으로 교체하자 반발했습니다.
 
당시 이지스 측은 기존 주관사들의 손실을 보전해 주기 위해 "향후 진행하는 다른 프로젝트에서 금융 주선 및 주관 기회를 우선적으로 부여하겠다"는 취지의 합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하나증권 등은 이지스 측이 약속한 '대체 딜' 기회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아 실질적인 수익 기회를 상실했다며 법적 대응에 나섰습니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KB증권이 앞서 제기한 소송과 동일한 사건으로 우리 역시 해당 계약에 묶여 있었다"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소송 중이라 확인이 어렵지만, 주관권 확보와 관련한 분쟁인 것은 맞다"라고 했습니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소송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 재판 중인 사안에 대한 자세한 언급은 어렵다”고 했습니다.
 
 
 
현재 하나증권의 소송은 KB증권이 앞서 제기한 동일 사안의 재판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동일한 계약 구조에 묶여 있는 만큼, KB증권 재판에서 나올 이지스 측 관계자의 증언이 이번 소송의 관건이 될 전망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하나증권 측은 KB증권 재판부에서 진행될 '프로젝트 제공 담당자'에 대한 증인 신문 결과를 확인한 뒤 변론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재판부에 전달했습니다. 이에 따라 법원은 다음 변론 기일을 늦춰 두 사건의 보조를 맞춘 상태입니다.
 
재판부는 해당 약정이 '결과채무(주관권 보장)'인지 '수단채무(단순 기회 제공)'인지를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약속된 프로젝트가 이미 타사로 넘어가 이행이 불가능해진 상황을 '이행불능(혹은 이행지체)'으로 볼 것인지도 손해배상 성립 요건의 판단 대상입니다.
 
업계에서는 부동산 IB(투자은행) 시장의 핵심 파트너였던 양사 관계가 냉랭해진 것으로 내다봅니다. 2018년 독일 트리아논 빌딩 투자 당시 단독 주관사로 참여하며 이지스와 밀월 관계를 형성했던 하나증권은 해당 펀드가 기한이익상실(EOD)로 전액 손실 위기에 처하며 이미 타격을 입은 바 있습니다.
 
해외 펀드 부실에 이어 국내 PF 주관권 배분 문제까지 터지면서, 업계 1위 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의 리스크 관리 및 파트너십 역량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관사 변경 시 발생하는 수익 상실을 불투명한 미래의 기회로 보상하려 했던 관행이 소송전으로 번진 사례로 보인다"며 "이지스가 쌓아온 신뢰 자본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재판 결과가 업계에 시사하는 바는 클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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