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캠퍼스에서 7년째 매듭짓지 못한 ‘전력망 공사비 청구’ 분쟁이 법정으로 이어졌습니다. 한국전력공사(한전)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평택 공장 구축 과정에서 발생한 전력망 공사비 약 29억7900만원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제기한 것입니다. 단순한 미수금 문제가 아니라, 향후 용인·평택 등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의 인프라 비용 분담 계약에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됩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삼성전자를 상대로 약 29억7900만원 규모의 약정금 청구 소송을 제기해 심리 중입니다. 이번 분쟁의 발단은 2017년 평택 라인의 조기 가동을 위해 시행된 긴급공사입니다. 당시 삼성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골든타임을 잡기 위해 전력망의 조속한 연결이 필요했습니다. 한전 측은 "삼성이 너무 급하다고 요청해 선로를 특별히 연결해준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발생한 공법 변경 비용(세미쉴드) 등 시설부담금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2017년 1월경 이미 최종 정산 금액 청구가 가능했던 시점을 지났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공사대금 채권의 단기소멸시효인 3년이 지났다는 주장입니다. 이에 대해 한전은 단순 공사대금이 아닌 약정금으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준공 이후 정산하기로 한 약관이 있고, 실제 완공은 추가 공사로 인해 2018년 11월에야 이뤄졌다"며 시효가 아직 살아있음을 주장합니다.
당시 시공을 수행한 삼성물산의 역할은 이번 소송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입니다. 삼성물산은 2016년 평택 프로젝트의 납품 기한은 2017년 2월로 공시했으며 진행률은 95%였습니다. 이어 2017년 결산에선 해당 공사의 납품 기한이 2018년 2월로 전격 연장됐습니다. 공사미수금 역시 381억원에서 776억원으로 급증했습니다. 공사가 종료된 2018년엔 장부상 111억원의 미청구공사 잔액이 계상됐습니다. 이는 한전의 “추가 공사로 정산 시점이 지연됐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정황으로도 해석됩니다. 반면, 삼성은 “공사가 거의 끝난 상태에서 공법을 변경한 것은 한전의 과실”이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한편, 한전의 2025년 별도 재무제표에 따르면, 현재 회수하지 못한 '미청구공사' 잔액은 3515억원에 달합니다. 회사는 지난해 판관비 내 소송등기비를 72억원까지 늘리며 전방위적인 채권 회수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