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03월 25일 16:0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홍준표 기자] 3월 정기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한 상장사가 무더기로 발생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감사보고서 지연이 단순 공시 차질을 넘어 감사의견 비적정, 나아가 상장폐지 절차로 이어질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시장 전반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평가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23일 장 마감 기준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했거나 제출이 지연된 상장사는 19곳 안팎으로 추산된다.
엔켐(348370),
필옵틱스(161580),
아이티켐(309710),
푸른저축은행(007330),
DMS(068790),
엠에스오토텍(123040),
아스타(246720),
KC코트렐(119650),
진원생명과학(011000),
셀루메드(049180),
아이큐어(175250),
파라택시스코리아(288330),
위지트(036090),
유일에너테크(340930),
이오플로우(294090),
대진첨단소재(393970),
광명전기(017040),
이엔플러스(074610),
이엠넷(123570) 등이다.
(사진=한국거래소)
감사보고서 미제출 기업 '무더기'…사업보고서까지 '영향'
감사보고서는 원칙적으로 정기주총 1주 전까지 제출해야 한다. 다만 대부분 기업의 주총이 3월 말에 집중되면서 제출 기한 역시 23일 전후로 몰렸다. 이로 인해 결산 마감 시점에 감사 절차를 끝내지 못한 기업들이 한꺼번에 드러난 셈이다.
문제는 이후 일정이다. 감사보고서가 늦어질 경우, 사업보고서 제출도 지연될 수밖에 없다. 사업보고서를 법정 기한까지 제출하지 못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며, 이후 10영업일 내에도 미제출 상태가 지속될 경우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다.
더 큰 변수는 감사의견이다. 감사인이 '의견거절'이나 '부적정' 등 비적정 의견을 낼 경우, 해당 기업은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실제로 지난해 결산 과정에서 상장폐지 위기에 처한 기업의 대부분이 감사의견 비적정이 원인이었다.
이미 일부 기업에서는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권인 엔켐은 당초 3월23일까지 감사보고서를 제출해야 했지만, 외부감사인인 삼정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 절차 수행을 위한 충분한 감사 증거 미확보"를 사유로 제출 기한 연장을 통보받았다고 공시했다. 변경된 제출기한은 오는 30일까지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24일 엔켐의 주가는 30% 가까이 급락하며 투자자들의 투매가 이어졌다. 코스닥 시총 상위주가 보고서를 제때 못 냈다는 사실 자체가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엔켐이 미국, 중국, 헝가리 등 전 세계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어, 해외 현지 법인의 감사 자료 취합이 늦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리튬 가격 변동에 따른 재고자산 평가나 수익성 인식 기준에 대해 감사인과 회사가 이견을 조율 중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엔켐 측은 이에 대해 "추후 감사인으로부터 감사보고서를 제출받는 즉시 사업보고서를 공시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후 일정이 더 중요…관리종목 지정될 수도
의료용 미생물 검사장비 기업 아스타 역시 감사의견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부각되며 거래가 제한된 상태다. 한국거래소는 감사의견 비적정설과 관련해 조회공시를 요구했으며, 회사의 해명이 나오기 전까지 매매를 정지했다. 답변시한은 오는 25일 오후 6시까지다. 아스타의 주가는 24일 종가 기준으로 지난 5일간 17.41% 폭락하며 6070원에 마감했다.
이 외에도 상장 유지 자체가 흔들리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 아이큐어는 최대주주이자 전 대표이사인 최영권 전 회장이 171억원 규모의 배임·횡령 이슈로 검찰에 기소되면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받고 있으며, 셀루메드는 실질심사 대상 여부 결정까지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이오플로우 역시 과거 감사의견 거절로 거래정지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까지 겹쳤다.
시장에서는 감사보고서 지연 자체보다 이후 일정에 더 주목하고 있다. 감사보고서가 늦어지면 사업보고서 제출 역시 지연될 수밖에 없고, 이는 곧바로 관리종목 지정으로 이어진다. 특히 법정 제출기한 이후 10영업일 내에도 사업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을 시엔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다. 현재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한 기업들은 감사의견이 적정으로 마무리되느냐, 아니면 비적정으로 떨어지느냐에 따라 상장 유지 여부가 갈리게 되는 상황이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 자체만으로 상장폐지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후 사업보고서 제출 여부와 감사의견에 따라 상장 유지 여부가 결정된다"며 "투자자들은 감사의견과 공시 진행 상황을 면밀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