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중동 사태에 따른 실물경제 충격이 본격화하면서 정부가 범정부 역량을 총동원한 선제적 대응에 나섭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비상경제점검회의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청와대 비상경제상황실과 범부처 비상경제대응본부가 손발을 맞춥니다. 국무총리가 본부장을 맡는 비상경제본부는 복합 위기 상황에 대한 종합적 대응을 위해 경제, 복지, 외교 분야 등을 망라한 5개 실무 대응반이 운영됩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경제, 민생 등이 악화하자, 이를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범정부적 체계를 갖추겠다는 구상입니다.
김민석 "중동발 위기 엄중…선제적 대응"
김민석 국무총리는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 대통령이 지난 23일 국무회의에서 민생과 경제 산업 전반에 발생할지 모를 중대한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비상대응체계를 선제적으로 가동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대한민국은 과거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등 수많은 경제적 파고를 국민의 단합된 저력으로 이겨내 온 역사가 있다"며 "지금의 중동발 위기가 엄중하지만 정부가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국민과 함께 힘을 모은다면 위기 극복을 넘어서 국가 대전환의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총리는 "정부는 비상한 상황에 맞춰 비상하게 대응해 나가겠다"며 "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비상경제본부를 두고 범부처 원팀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본부는 기존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의 비상경제 장관회의를 총리 주재로 격상하면서 확대 개편한 형태입니다. 첫 회의는 다음주 김 총리 주재로 진행될 예정이며 중동 상황 전개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하되, 회의는 당분간 주 2회 개최합니다.
비상경제본부 산하에는 복합 위기 상황에 대한 종합적 대응을 위해 경제, 복지, 외교 분야를 망라한 5개 실무 대응반이 운영됩니다. '거시경제물가대응반'은 부총리를 반장으로, 거시지표 점검과 물가안정에 집중합니다. 산업통상부 장관을 반장으로 하는 '에너지수급반'은 유가 및 원자재 수급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적기 조치를 취할 예정입니다.
'금융안정반'은 금융위원장을 반장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을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시장 안정을 위한 선제적 대응책을 마련합니다. 보건복지부 장관이 반장인 '민생복지반'은 고물가로 고통받는 서민과 취약계층의 어려움을 수시로 점검하고 실질적인 지원책을 준비합니다. '해외상황관리반'은 외교부 장관이 맡으며, 국제 정세를 면밀히 분석하고 주요국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대외 리스크를 관리합니다.
중동발 실물경제 충격 본격화…"추경, 선택 아닌 필수"
청와대도 비상경제상황실을 설치해 중동 정세에 따른 국내외 상황을 엄중하게 관리합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강훈식 비서실장이 비상경제상황실장을 맡아 조직을 이끌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김용범 정책실장이 부실장을 맡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상황실 아래에는 정부의 비상경제본부와 같이 5개 실무대응반이 운영됩니다. 실무 대응반의 활동은 매일 아침 청와대 현안점검회의에 보고될 예정입니다.
정부가 비상경제 대응체계를 꾸린 것은 중동 전쟁 장기화로 인한 에너지 수급 불안 등 실물경제 충격이 본격화하면서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실제 미국과 이란 전쟁이 26일째 이어지면서 원유와 천연가스 등 원자재 수급에 비상이 걸린 상황입니다. 주요 해상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에너지 수송이 막힌 데다, 무차별 폭격으로 에너지 시설들이 파괴되면서 당장 종전이 되더라도 에너지 수급이 쉽지 않은 실정입니다.
이에 정부는 중동 전쟁 장기화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우선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을 통해 유가 급등에 따른 물가 상승, 내수와 수출 위축 등 경제 침체에 대응하고 민생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김 총리는 "위기 대응에는 타이밍이 생명"이라며 "민생 방어와 경기 안정을 위한 추경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 만큼, 추경의 신속한 처리와 집행에 초당적 협력을 당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취임식을 가진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도 "재정은 곳간에 쌓아두는 재보가 아니라, 경제의 실핏줄마다 온기를 전하는 '살아있는 에너지'"라며 "민생의 고통이 깊어지는 지금 좌고우면하지 않고, 추경안을 신속히 편성해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 대응체계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