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日 대지진·쓰나미·원전까지.."고베 때와는 다르다"

입력 : 2011-03-15 오후 4:12:59
[뉴스토마토 임효주기자] 지난 11일 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대지진 이후 일본 경제가 얼마나 빠른 시간내에 회복과 재건을 이뤄낼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번 대지진을 지난 1996년 고베지진의 경우와 비교하며, 당시처럼 어렵지만 무난히 위기를 극복할 것이란 기대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번 대지진은 고베지진 당시보다 훨씬 충격이 크고 여건도 좋지 않은데다, 고베지진 이후에도 경제 재건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던 점으로 미루어 앞으로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 9강도의 대지진+쓰나미+원전폭발, 7.3도의 고베지진과는 다르다
 
95년 규모 7.3의 고베(神戶) 대지진으로 고베 지역에서만 무려 6000여명이 사망했다.
 
실제 고베 지진 때 피해지역 복구에는 상당한 기간이 걸렸다.
 
고베항이 원상 복구되는 데는 약 2년이 걸렸고 고베항의 컨테이너 취급량은 10년이 지나도 지진 이전의 70% 수준에 불과했다.
 
1993년을 100으로 했을 때 2005년 고베의 GDP는 90 정도 수준이었다. 
 
이번 동북부 대지진은 고베 대지진에 비해 피해 범위가 훨씬 넓다.
 
또 산업의 동력인 원전 등 발전소가 큰 피해를 입었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일본 경제가 많이 약화된 데다 재정 여건도 좋지 않다.
 
1994년 일본의 재정 적자는 GDP의 3.8%로 비교적 여유가 있었다.
  
1995년 당시 일본의 국가 채무비율은 86.2%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평균(72.3%)보다 13.9%포인트 높은 정도였다.
  
지금은 이런 일본의 거시경제적 여건도 다르다. 일본 국가채무가 고베 지진 당시의 2배가 넘는 수준이라는 것이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일본의 재정 적자는 GDP의 7.5%에 달하고, 국가 채무비율은 204.2%로 세계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중동 불안과 유럽의 재정위기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진 배경도 부담 요인이다.
 
원자력 발전소 폭발이 이어지는 등 불안요소도 가중됐다.
 
지진 여파로 소니와 아사히, 기린 등 주요 기업의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고 자동차업체 공장 대부분이 가동을 중단한 상황이다.
 
게다가 복구에 필수적인 전기가 부족하고 도로가 광범위하게 파손돼 복구 물자 역시 더디게 움직일 수밖에 없는 것도 문제다.
 
노무라 증권은 "지진으로 인한 전력과 도로 등 주요 인프라 손실을 고려하면 단기적인 피해가 고베 지진보다 클 가능성이 있다"며 "일본 경제는 올 3·4분기에도 성장세를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 일본 원전 연쇄폭발.. 코스피 1900 붕괴  
 
일본 원전 폭발 사고로 방사능 누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내 증시가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안개 속에 들어서고 있다.
 
15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4호기 폭발 소식이 전해지자 코스피지수는 큰 낙폭을 보이면서 1900선이 붕괴됐다.
  
같은 시각 일본 증시도 14% 넘게 폭락했다. 
 
후쿠시마 제1 원전 2, 3호기에서 피해가 마무리 되지 않고 오늘 추가 폭발 소식이 전해지면서 방사능 누출 가능성까지 제기돼 투자심리는 완전히 얼어붙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원전 폭발 일본의관련 피해 윤곽이 드러나기 전까지는 전망이 무의미한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황창중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일본 후쿠시마원전 폭발 후 영향이 어느 정도까지 미칠지 사태가 진행 중이라 바닥을 설정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초반에 일본 산업 붕괴로 반사이익 기대주들의 상승세가 있었지만 피해 규모가 커질 경우 일본 복구 자체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세계수요 자체의 급감 가능성마저 언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다 이번 사태는 공포심 등 심리적 요인 개선도 관건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현재로서는 서툰 예상보다는 일본의 사태 추이를 지켜보는 관망세가 우세한 상황이다.
    
뉴스토마토 임효주 기자 there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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