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수교20년①)교역 36배 신장..'협력과 경쟁' 사이

가전·통신기기 등 기존 사업과 신산업에서도 경쟁 치열할 듯
중국 내수시장 겨냥한 소비재 수출에 주력해야

입력 : 2012-08-24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한국과 중국이 수교를 맺은지 20년 만에 교역 규모가 35.6배 확대되며 '협력과 경쟁' 관계가 형성됐다.
 
앞으로 10년 내에 중국이 세계 최대 경제권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양국이 과거와 같은 협력을 지속하면서도 경재 역시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우리 기업들은 가전·통신기기·석유화학 등 기존 사업뿐 아니라 신산업에서 선제적인 대응을 해야한다는 지적이다.
 
◇낮은 인건비·넓은 내수시장..대중국 수출 1위
 
24일 기획재정부와 한국무역협회·코트라 등에 따르면 양국이 수교를 맺은 지난 1992년 교역 규모는 63억7910만달러였다. 지난 2011년에는 2206억3074만러를 기록하며 20년만에 35.6배 뛰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에서 중국으로서의 수출은 50.6배, 중국으로부터 우리나라로의 수입은 35.6배 증가했다.
 
수교 당시 중국은 우리나라와의 교역 규모가 수출 대상 국가 중 6위였으나 2004년부터는 1위를 고수하고 있다. 한국 역시 미국·일본에 이어 중국의 제3위 교역 대상국이 됐다.
 
중국 수출이 한국의 총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 1992년 3.5%에서 2011년 24.2%로 급증했다. 특히 대중국 수출 증가율은 22.9%로, 같은 기간 전세계 수출 증가율 11.0%의 두 배 수준을 기록했다.
 
 
 
그 동안 우리나라는 중국의 값싼 인건비에 힘입어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으며, 넓은 내수 시장을 통해 부진을 줄일 수 있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20년간 중국과의 교역이 없었다면 한국이 매년 약 1조8000억원의 무역적자를 봤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특히, 우리나라는 중국으로의 수출을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를 무난히 넘길 수 있는 도움을 받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당시 중국은 경기 부양을 위해 국내총생산(GDP)의 14%에 달하는 5860억달러를 지원해 8% 이상의 성장을 일궈 냈다.
    
◇"중국 수출 의존도 줄이고 변화한 투자환경 직시해야"
 
지난 20년 동안 양국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뤘지만 앞으로도 이같은 성과를 이어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양국의 교역 성과를 지속적으로 기대해볼 수 있겠지만 교역 초기에 비해 무역이나 투자분야에서 성과가 줄어들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중국의 임금이 오르면서 과거 한국의 기술과 자본을 기반으로 중국의 노동력을 이용하는 구조를 유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중국에 대한 높은 수출 의존도도 문제다. 중국 경제가 부침이 있을 때마다 우리 경제가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의 투자 증가율이 1%포인트 하락하면 한국의 경제성장률도 0.6%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코트라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향후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국가를 한국(41%)·일본(30.9%) 순으로 꼽은 반면 한국 기업의 82.2%는 중국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최근 우호적이지만은 않은 중국의 투자 환경도 일조한다. 토지 가격이 상승하는 가운데 세제까지 높아지고 있다. 
  
중국의 국내시장 환경 변화로 기존의 한중 관계를 전방위적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수교 당시 한중 경제규모는 한국이 앞서거나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이후 중국은 급성장을 거듭하며, 한국과의 격차를 벌이고 있다. 한중 수교 후 20년 동안 한국의 경제규모는 세계 10위권 중반에 머물고 있으나 중국은 10위에서 2위로 도약했다.
   
현재 양국은 전자·철강·기계설비 등 단순 제조 품목 분야 수출에서 경쟁하고 있다. 최근에는 신기술 제품 분야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목격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의 대중국 수출 구조도 크게 바뀌고 있다. 중국의 총 수입 대비 완성품을 만들기 위해 중간재를 들여오는 가공무역 비중은 2005년 55.7%에서 2011년 48.0%로 하락했다. 중간재를 만드는 중국의 기술력이 뒷받침되면서 직접 생산하는 중간재가 많아졌다는 얘기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2008년까지 우리나라와 일본의 대중국 중간재 수출 비중은 83.3%에서 70.0%로, 71.5%에서 66.9%로 각각 하락했다.
 
산업연구원은 가전·통신기기·석유화학 등 기존 사업과 신산업 모두에서 한·중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중 기업 간 수출시장 쟁탈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이라며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한 소비재 제품 수출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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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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