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벤처 출신 '카닥' 이준노 대표 “우선 고생하고 나중에 큰 보상 받겠다”

수입차 외형 수리 플랫폼

입력 : 2014-01-15 오후 6:40:17
[뉴스토마토 최준호기자] 최근 제2의 창업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다음(035720)의 사내 벤처 출신으로 시장에 도전하는 기업이 나타나 관심을 끌고 있다.
 
‘카닥(cardoc)’은 자동차 외장수리 견적 비교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지난 2011년 넥스트 인큐베이션 스튜디오(NIS)’라는 다음의 사내외 벤처 육성 프로그램으로 탄생했으며 최근 독립에 성공, 별도 법인을 설립했다.
 
15일 이준노 카닥 대표를 만나 분사 배경과 앞으로의 포부를 들었다.
 
◇이준노 카닥 대표(사진=최준호 기자)
 
◇ '분사'는 더 빠르게 성장하기 위한 '선택'
 
이준노 대표는 “분사를 통해 더 빨리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에 지난해 8월 다음에 독립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달했다”며 “매달 차량 견적 신청수가 계속해서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분사 이후에도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섰다”고 말했다.
 
카닥은 지난해 3월 서비스를 시작해 6개월 만에 월간 차량 견적 신청 건수 2000건을 돌파했으며, 지난 연말에는 월 3000건의 견적요청이 들어올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이 대표는 93학번으로 대학 졸업과 동시에 IMF의 한파를 직접 경험한 세대다. 벤처기업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 컴퓨터 하드웨어 관련 커뮤니케이션 사이트를 창업하면서 크고 작은 성공과 실패를 겪어왔다.
 
올해로 40세가 되는 이준노 대표가 다음에서의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스스로 포기하고, 또다시 허허벌판으로 나서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대표는 “’탄탄한 수익모델을 가지고 독립해서, 편안하게 사업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며 “독립된 회사에서 최대한 빨리 서비스를 성장시키고 싶다는 소망이 가장 큰 이유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분명히 분사 이후 고생문이 열리겠지만, 12명의 카닥 구성원들은 더 고생해서 다음에 있을 때보다 4~5배가 넘는 보상을 받겠다는 확실한 목표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기업이 비슷한 사업모델을 만든다면?
 
스타트업 창업자들에게 주홍글씨처럼 따라 붙는 물음표는 항상 ‘대기업’이 유사한 방식으로 서비스를 만든다면 어떻게 하겠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준노 대표는 “대기업에서 1000억원 정도의 자금을 동원해 완전히 똑같은 서비스를 만들어 말도 안 되는 마진으로 시장에 들어온다면 대책이 없겠지만, 쉽게 우리를 따라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카닥은 ‘수입차 외관 수리’ 분야에 특화된 서비스다.
 
특정 관심분야를 가진 소비자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버티컬 소셜커머스 형태를 갖추고 있어, 국내에서 다른 후속기업이 도전하기는 쉽지 않은 분야가 됐다. 
 
또 다음이 카닥 서비스 이용자 4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서비스 만족도가 99%를 넘어섰을 정도로 서비스의 질이 매우 높아, 굳이 다른 서비스를 찾을 이유가 적다.
 
(사진제공=다음)
 
별도의 ‘가입절차’나 ‘휴대폰 번호’ 입력 없이도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감한 선택을 했다는 점도 쉽사리 다른 대기업의 추격을 허용치 않는 요소다.
 
카닥의 서비스를 사용해보면 수리견적 요청 시, 별도의 아이디를 만들거나 휴대폰 번호를 입력하는 과정이 아예 없다.
 
사진을 찍어 카닥에 올리면 거기서 차량 수리 견적 요청이 모두 끝난다. 이용자들은 실제 수리를 해본 이용자들의 생생한 후기만 접할 수 있다.
 
가입자수와 일일 접속자 수로 서비스의 성공 여부를 판별하는, 일반 대기업의 평가로는 이해하기 힘든 서비스가 ‘카닥’이다.
 
◇앞으로 목표? ‘우선 성공한 이후에 고민할 것’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외관 수리 시장은 총 8조원 규모며, 카닥이 주력하는 외제차의 가벼운 외장 수리 분야는 4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카닥은 아직까지 거대한 자동차 수리 시장의 일부에만 도전하고 있는 셈이다.
 
이준노 대표는 “외제차 외관 수리 분야는 이미 레드오션이 돼 버린 국산 자동차 수리 업종에 비해 마진이 커 우리같은 서비스가 들어갈 틈이 있었다”며 “우선은 외제차 분야에 집중해 카닥이라는 브랜드가 시장에서 신뢰를 얻으면, 다양한 사업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해외 진출이나 다른 서비스 도입과 같은 미래의 행복한 ‘꿈’은, 카닥이 성공한 이후에도 늦지 않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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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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