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 제약사, 제네릭 방어 전략 달라지다

마케팅·연구 투자로 시장 유지..특허 만료 후 약가 인하 한몫

입력 : 2015-02-27 오후 6:00:22
[뉴스토마토 문애경기자] 다국적 제약사가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 만료 후에도 한국인 대상 연구를 진행하거나 국내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한 영업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다국적 제약사는 통상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 만료 후 마케팅 예산을 삭감하고 연구 투자를 중단한다.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 만료와 동시에 제네릭 의약품의 시장 진입이 본격화되면 매출 축소는 예상된 수순이라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최근에는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 만료 후에도 마케팅과 연구 비용을 지속해서 투자하며 시장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제네릭 방어 전략이 변모하고 있다.
 
여기에는 특허 만료로 인한 약가 인하가 한몫을 한다. 오리지널 의약품의 가격은 특허 만료 후 원래 약가의 70%로 내려갔다가 1년이 더 지나면 53.55%로 떨어져 제네릭 의약품의 가격과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다.
 
한국화이자의 고지혈증치료제 '리피토'는 2008년 특허만료 후 50여개 제네릭 의약품이 쏟아져 나왔지만, 지금도 약 1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화이자는 리피토의 특허 만료 후 도리어 한국인 환자 대상 임상연구를 실시하고, 제일약품과의 공동 프로모션도 진행했다.
 
올해 특허가 만료되는 대형 품목인 한국BMS의 만성B형 간염치료제 '바라크루드'와 화이자의 관절염치료제 '쎄레브렉스'도 이러한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바라크루드는 약 15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전문약 1위 품목으로, 올해 10월 특허 만료 후 70여개 제네릭 의약품과의 경쟁에 직면하고 있다.
 
BMS 관계자는 "바라크루드가 특허 만료 후 약가가 인하된다고 해서 효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환자에게 혜택이 될 수 있다"며 "오랜 기간 축적한 임상데이터와 함께 가격적인 혜택에 중점해 마케팅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화이자는 지난달 제일약품(002620)과 쎄레브렉스 공동 판매 협약을 체결했으며, 종합병원 위주에서 의원급으로 영업망을 확대할 방침이다. 쎄레브렉스는 약 6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쎄레브렉스가 올해 6월 특허 만료를 앞둔 상황에서 50여개 제네릭 의약품이 개발되고 있다. 또한 올해 초 한국MSD의 '알콕시아', 크리스탈지노믹스의 '아셀렉스' 등 신약 2종이 가세해 치열한 경합이 예고되고 있다.
 
화이자 관계자는 "그동안 소염진통제 시장은 큰 변화가 없었다"며 "최근 신약 2종이 나온 데다 특허 만료까지 겹치면서 어느 때보다 변수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을 고려해 제일약품과의 파트너십을 체결했다"며 "특허 만료 후 약가가 인하되는 만큼 쎄레브렉스의 상하부 위장관계 안전성을 어필해 시장을 더욱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올해 특허 만료되는 BMS의 바라크루드, 화이자의 쎄레브렉스. (사진제공=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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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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