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분위기 변했다…소비심리 '꽁꽁'

메르스 여파 휴가철 여행·항공기 등 예약 취소 잇따라

입력 : 2015-06-21 오전 10:00:00
메르스 발생으로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사진 뉴시스
 
본격적인 휴가철이 돌아왔지만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휴가철 분위기가 냉랭하다.
 
메르스 감염에 대한 우려와 불안으로 휴가철 여행 및 숙박업소 취소는 잇따르고 있고, 휴가준비용품 판매로 한창 특수효과를 봐야 할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은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메르스 사태로 간신히 회복 기미를 보이던 소비가 다시 위축되자 정부와 업계 모두 울상이다. 정부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를 앞두고 소비 회복을 위한 경기보완 방안을 고심 중이다. 
 
21일 정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메르스 발병 이후 소비 지표는 곤두박질치고 있다. 실제로 기재부가 조사한 소비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달 20일 국내에서 메르스가 처음 발병한 이후 6월 첫째주 백화점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5% 감소했다. 대형마트 역시 1년 전보다 3.4% 줄었다.
 
예년에는 휴가철 휴가준비상품 판매로 반짝 특수효과를 누렸지만, 올해는 메르스 사태로 백화점과 마트 등이 본격적인 판매조차도 못하고 매출이 급감하고 있는 것이다.
 
휴가철 주력상품인 여행도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항공기 예약 취소는 메르스 발병 이후 급증해 항공사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17일까지 9만명 정도 예약을 취소했고, 대한항공도 지난 1일부터 15일까지 중국인 관광객 등 8만여명이 예약을 취소했다.
 
따라서 휴가철 해외여행객들로 북적거리던 공항도 한산한 모습이다. 인천공항의 경우 메르스 사태로 여행객이 줄면서 면세점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20% 줄었다.
 
열차 이용률도 줄었다. 6월 첫째주 KTX 이용률은 79.2%로 지난해 같은 기간 99.2%와 비교하면 20%포인트 급감했다. 6월 둘째주 역시 KTX 이용률은 69.2%로 일주일 만에 10%포인트가 떨어졌다.
 
일반열차 이용률도 마찬가지다. 6월 첫째주 열차 이용률은 142.2%로 1년 전보다 52.8%포인트 감소했고, 둘째주 열차이용률은 125.5%로 25%포인트 줄었다.
 
자녀 둘을 키우고 있는 주부 윤모씨(30)는 "직장인 남편 휴가철만을 기다렸는데 예기치 못한 메르스 사태로 해외여행을 취소했다"면서 "아이들이 아직 어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불안해서 아쉽지만 취소했다"고 말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발생한 메르스 사태로 인해 소비·서비스업이 위축되고 있고 지속여부에 따라 경기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최 부총리는 이에 따라 "소비여건 회복 등 경제활력을 제고하고 최근 경기상황을 종합 점검해 필요하다면 충분한 수준의 경기보강 방안을 신속하게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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