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 신용등급 상향…다른 대형사도?

경기 침체 불구 이례적인 상향 조정
"다른 대형사들, 기존 등급 방어에 만족해야"

입력 : 2016-06-09 오후 4:05:13
[뉴스토마토 성재용기자] 현대산업(012630)개발의 신용등급전망이 상향조정됐다. 최근 진행한 주택분양이 양호한 실적으로 이어지면서 재무안정성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수년간 건설업계의 신용등급이 줄줄이 하락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사례다. 다만, 다른 대형건설사들의 신용등급 회복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분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NICE신용평가는 정기신용평가에서 현대산업개발의 장기신용등급전망을 'A(안정적)'에서 'A(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최근 진행한 주택분양이 양호한 실적을 거두면서 재무여건이 좋아진 결과다. 영업현금흐름이 크게 개선됐으며, 우발채무 위험도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실제로 1분기 보고서를 분석해보면 별도 기준 부채비율은 89%로,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유동비율(172%) 역시 롯데건설(175%)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NICE신평 측은 "최근 급격히 증가한 신규분양 물량이 대부분 양호한 실적을 나타냈으며 진행 및 예정 주택현장이 원활하게 진행될 경우 우수한 이익·자금창출력 및 재무안정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반영한 것"이라며 "특히 분양대금 유입에 따른 풍부한 현금성 자산 확보로 1분기 말 기준 실질적인 무차입 구조를 나타내고 있는데다 풍부한 재무적 융통성을 종합적으로 고려, 등급전망을 상향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현대산업개발 못지않은 분양물량을 공급하고 있는 대형건설사들은 내심 등급 상향 조정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취약업종으로 분류될 정도로 건설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 대형건설사의 신용등급이 개선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가장 큰 요인 중 하나가 분양시장에서의 우수한 성적인 만큼 올 상반기 공급을 많이 하고 있는 GS건설(006360)이나 대우건설(047040), 대림산업(000210) 등도 신용등급에 긍정적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용평가업계에서는 건설업종의 신용등급 상향 조정은 시기상조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해만하더라도 GS건설과 SK건설, 포스코건설, 한화건설 등 대형건설사를 중심으로 신용등급이 줄줄이 강등됐으며, 올 들어서도 진흥기업과 포스코엔지니어링의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그나마 두산건설(011160)한라(014790)가 그룹 지원으로 '하향검토 등급감시대상'에서 제외됐을 뿐이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해외건설에서 미청구공사에 따른 손실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특히 중동에서의 악성 미청구공사 금액을 줄이지 못하는 건설사의 경우 신용등급 하락이 예상된다"며 "건설사들은 기존 등급을 방어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게다가 현대산업개발의 경우 주택사업에서 자체사업 비중이 높은 편인데다 해외 리스크가 없어 양호한 분양 성적이 고스란히 실적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NICE신평 관계자는 "현대산업개발의 경우 주택부문 중심의 사업 구조가 부동산 경기 호조와 맞물리면서 수익 증대와 재무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리스크가 높은 해외사업장이 없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산업개발이 주택분양사업 호조로 신용등급전망이 상향조정됐다. 사진은 최근 2.52대 1의 경쟁률로 성공적으로 청약접수를 마친 'DMC 2차 아이파크' 견본주택. 사진/현대산업개발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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