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형석기자] 4대 시중은행 수장들이 하반기 경영전략으로 일제히 수익성 강화를 다시금 강조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일회성 수익이 대부분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실제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크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국민·우리·KEB하나은행 등 4대 은행 수장은 최근 열린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일제히 수익성 강화를 주요 목표로 삼았다.
조용병 신한은행장은 지난 22일 경기도 용인 소재 연수원에서 열린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리스크 관리를 통한 수익성 강화를 3대 목표로 제시했다.
조 행장은 "현재의 위기는 구조적 불황이기에 단순히 열심히 뛴다고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며 "디지털, 글로벌, 신탁 부문 등의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 겸 국민은행장은 '영업점 중심의 마켓 경쟁우위 확보'를,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저비용성 예금 증대 ▲비이자 이익 확대 ▲수익성 증대 ▲과목별 시장점유율 순증가 1위 달성 등 8개 하반기 주요 경영전략 중 대부분을 수익성 강화에 초첨을 뒀다.
올 상반기 높은 순이익을 기록한 이들 은행이 수익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실제 영업을 통한 수익보다는 일회성 수익이 많았기 때문이다.
신한은행(
신한지주(055550))의 경우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26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가량 늘었지만, 이 기간 이자이익은 5.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수수료이익 등 비이자이익은 오히려 8.9%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이 지난해보다 130억원(1.78%) 증가한 국민은행(
KB금융(105560))의 경우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과 일반관리비 감소가 순이익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 기간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지난해보다 31.6%(1451억원) 줄었다. 일반관리비는 지난해 희망퇴직비용(3454억원) 소멸로 13.2% 감소했다.
우리은행(000030)도 2분기 부실여신 회수와 담보물 매각을 통해 파이시티, SPP조선, 삼부토건, 랜드마크 타워 등에 쌓아둔 충당금이 상당 부분 환입된 영향이 컸다.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보다 7.6%(562억원) 늘어난 KEB하나은행(
하나금융지주(086790))도 하나-외환은행의 통합으로 판매관리비가 4.5%를 줄어든 영향이 컸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4대 은행의 경우 국내외 악조건 속에서도 당기순이익이 증가했다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볼 수 있지만 실상을 보면 일회성 이익이 늘어난 반면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수익 증가가 아니었다"며 "하반기에 기업구조조정과 기준금리 추가하락 우려 등을 감안하면 수익성 강화가 절박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국민·우리·KEB하나은행 등 4대 은행 수장들이 올 하반기 주요 전략목표에 수익성 강화를 꼽았다. (왼쪽부터)조용병 신한은행장, 윤종규 국민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사진/각사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