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지대에서 다리 잃은 하재헌 중사, SH 조정선수로 새출발

공공기관 최초 장애인 조정선수단 창단, 2024년 파리 패럴림픽 입상 목표

입력 : 2019-04-23 오후 3:30:05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비무장지대에서 목함지뢰 폭발로 다리를 잃은 육군 중사가 SH공사 장애인 조정선수로 새출발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23일 서울시청 6층 영상회의실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장애인 조정선수단 창단식을 가졌다.
 
서울시 공공기관 최초로 설립되는 장애인 직장운동경기부인 서울주택도시공사 장애인 조정선수단은 국내 공공기관 최초 장애인 조정팀이다. 선수단은 감독 1명에 장애인 선수 2명으로 구성되며, 선수 2명은 수색대와 특전사 중사 출신이다. 
 
선수단에는 2015년 8월 4일 육군 제1사단 수색대대 소속으로 비무장지대(DMZ) 수색 정찰 도중 목함지뢰가 폭발하면서 양쪽 다리를 잃은 육군 중사 출신 하재헌 선수가 포함됐다. 하재헌 선수는 사고 이후 장애인 조정 종목을 접했고, 틈틈이 경기도 하남 미사리 조정경기장에서 훈련을 하다가 조정경기에 재능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하재헌 선수는 장애인 조정선수로 제2의 인생을 살기로 결심하고, 더 큰 도전을 위해 올 1월 군인신분을 내려놓고, 서울주택도시공사의 장애인 조정선수단에 입단했다. 이미 하재헌 선수는 전역 이전에 2018년 전국장애인조정대회 1위, 아시안컵 2위를 수상하는 등 장애인 조정선수로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하재헌 선수는 “국가대표선수로 선발된 올해 전국장애인체전 우승과 2020년 일본 도쿄 패럴림픽대회에 참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2022년 중국 항저우 아시안 패러게임, 2024년 파리 패럴림픽에서 입상을 목표로 훈련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세용 SH공사 사장은 “국내 최고 육상팀을 보유한 스마트 시민기업 SH공사에서 이제는 장애인 조정선수단이 힘차게 노를 저어 나아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여 최고의 장애인팀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하재헌 선수가 불굴의 의지로 다시 일어선 것은 전 국민들과 장애인 선수들에게 큰 희망과 용기를 북돋아 주었으며, 하재헌 선수와 육군 특전사 출신인 남지현 선수가 국내외 대회에서 맘껏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격려했다.
 
박 시장은 이날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 중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미달한 공공기관은 모두 장애인 직장운동경기부를 창단할 예정이며, 서울시 소재 민간기업에서도 장애인 직장운동경기부를 보다 많이 창단해 장애인 선수들이 일자리 걱정 없이 운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재헌 선수(가운데)를 포함한 SH공사 장애인 조정선수단이 23일 창단식을 갖고 있다.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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