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스타트업계 기보·신보 교차 보증 언급에 쓴소리…“지원 대상인지 파악은 해야”

최 대표 "기보·신보 교차 보증 문제 해결해달라"…박 장관 "기업 자격 요건 알고 신청해야"
1분기 신규 벤처 투자 전년 대비 4.2% 줄어, 바이오·의료와 정보통신은 약진

입력 : 2020-04-23 오후 3:54:49
[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기술보증기금의 4000억원 추가 보증에도 신용보증기금과의 교차 보증 문제는 안풀렸다.”(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울기만 하면 돈이 나온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이런 경우엔 매섭게 할 필요도 있다.”(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23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20년 1분기 벤처투자 실적 발표 및 벤처투자 업계 간담회’에서 나온 말들이다. 스타트업계는 정책 자금 지원의 실효성을 요구했고, 중기부는 업체의 요건에 맞는 자금 지원 신청을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영선 중기부 장관 외에 신한은행, 산업은행 등 기관출자자와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벤처기업협회 등 벤처·스타트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최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 매출 감소가 아니라 아예 삭제된 스타트업들이 많다”면서 “오프라인이나 해외 비즈니스와 연결된 곳은 1분기부터 매출이 없어진 곳이 90% 이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중기부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스타트업계는 매출뿐 아니라 자금 수혈 상황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기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신규 벤처 투자는 74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벤처 펀드도 5048억원 결성됐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1.3% 감소한 수치다.
 
최 대표는 “시장 측면에서 글로벌 차원의 왕래가 어렵다 보니 해외 비즈니스 기업들이 현지에 가기도 힘들고 교류도 못 해서 문제가 많다”면서 “기존에 성사된 투자도 그 규모를 깎거나 거래 자체가 길어지거나 틀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투자 활성화보다 기보와 신보를 통한 정부의 자금 지원이 좀 더 실효성 있게 집행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근 기보는 기존 보증과 상관 없이 추가로 4000억원을 추가 공급하는 ‘창업·벤처기업 코로나 특례보증’을 신설했지만, 신보에서 지원을 받은 업체의 경우 대상에서 제외된다.
 
최 대표는 “위기 기업은 투자 활성화로 풀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 “기보의 4000억원 보증도 신보에서 지원 받은 이력이 있는 경우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데 이런 부분이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이에 박 장관은 “기보와 신보의 교차 보증 문제에 대해 소관 부서에서 답변을 준비하겠다”면서도 일부 잘못된 자금 지원 신청 업체에 대해선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박 장관은 “정부에서 지원을 많이 하다 보니 와서 울기만 하면 돈이 나온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매섭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업체가 기보의 지원 대상인지, 신보의 지원 대상인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오는 기업주에 대해서는 대출을 해주지 말라 그랬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신보는 기업의 신용도를 심사해 신용보증서를 제공, 금융회사로부터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반면 기보는 기업의 무형의 기술을 심사해 기술보증서를 발급하면 기업이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한편 이날 공개된 올해 1분기 벤처투자 실적을 보면 전체 실적 부진과 달리 유망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바이오·의료와 정보통신(ICT) 서비스 분야의 약진은 돋보였다. 바이오·의료 기업에 대한 1분기 투자액은 224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1700억원 대비 32.0% 증가했으며 정보통신 서비스 분야도 지난해 동기 대비 21.9% 증가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3일 중기중앙회에서 개최된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한 업계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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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