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법원에서 최종 판결을 받으면서 특별 사면 요건을 갖추게 되자, 정치권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론이 재점화되고 있다. 야당에서는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이에 여당에서는 반성과 사과가 우선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국민 통합 차원에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요구하고 있다. 권성동 의원은 15일 MBC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며 "두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어떤 측면에서 보면 약간 정치보복의 측면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분열이나 증오정치 말고 미래를 향한 정치, 통합의 정치가 필요한 것 아닌가 한다. 문 대통령의 정치적 결단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14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징역 20년을 확정한 대법원 재상고심 선고 공판 TV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건 없는 사면을 주장하기도 했다. 권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에서 사면의 조건으로 반성과 사과를 내건 것에 대해 "이낙연 대표가 먼저 얘기를 꺼내서 여론 눈치를 살피는 건데 사면에 조건을 거는 건 적절치 않다"며 "정치적 결단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도 C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지금 민주당 내에서 자꾸 사과와 반성, 당사자에게 조건을 달면 오히려 대통령한테 부담을 주는 것이라고 본다"며 "전직 대통령의 사과와 반성이 없는데 사면을 하게 되면 결국 그 논리로 대통령을 비판할 수밖에 없게 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 내부에서는 반성과 사과가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상호 의원은 KBS 라디오에 출연해 "대통령이 사면권을 행사하기 위한 기본 조건이라도 만들어줘야지, 왜 안 해주느냐고 화를 내는 방식으로 접근해서야 어떻게 국민이 동의하겠느냐"며 "반성과 사과에 기초한 국민의 동의가 우선"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적 동의를 만들기 위한 기본적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박주민 의원도 MBC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사과를 하고, 그것이 국민의 마음을 충분히 움직인다면 그때서야 고민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박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이) 사실상 재판 과정에 거의 불참했다"며 "본인의 죄책을 인정한다고 보이지 않는다. 사과를 안 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