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위' 파동에 2030 이탈 우려…이준석, 우군 확보 매진

당 게시판, 2030 반발로 시끌벅적…김종인·진중권 "총선까지 암울"

입력 : 2022-06-24 오후 5:32:17
24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서울 중구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린 '2022 한반도평화 심포지엄' 개막식에서  축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전연주 기자] 이준석 대표의 정치적 명운을 가를 윤리위 소집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친윤계와의 갈등 등 권력투쟁 서막이 올랐다는 분석 속에 2030 당원의 반발 등 후유증을 염려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이 대표는 당원 가입을 촉구하며 우군 확보에 돌입했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지난 22일 밤 이 대표의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한 징계 여부를 2주 뒤인 다음달 7일로 미루고, 이 대표의 측근인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에 대한 징계절차 개시에 착수했다. 윤리위 결정 이후 국민의힘 온라인 게시판 '할 말 있어요'에는 이 대표의 징계 여부와 관련된 다양한 의견들이 게재됐다. 이 대표를 당장 징계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과 함께, "이 대표를 건드리면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경고도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의혹만으로 징계하겠다는 국민의힘은 '노인의힘'인가", "국민의힘은 이준석 없으면 그냥 태극기정당" 등 2030 당원들의 분노가 그대로 표출됐다.
 
이를 지켜보는 당내 우려도 커졌다. 하태경 의원은 지난 23일 CBS라디오에서 "우리 당의 특징은 세대연합 정당"이라며 "이 대표는 2030 세대가 주로 지지를 하고, 기존 충성도가 높은 (60대이상)지지자들은 이 대표에 비호감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정미경 최고위원도 24일 MBC라디오에서 "보수정당은 앞으로 젊은이들의 패기, 열정과 어른들의 노련함, 안정감이 협치해서 나가야 되는데 과연 2030들이 우리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두렵다"고 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대표가 젊은 나이에 당을 대표하는 사람이 됐기 때문에 일반 국민들에게 과거와 달리 변할 수 있는 정당이라는 기대감을 줬다"며 "이 대표를 징계하면 이 기대감이 사라져버려 국민들이 옛날 새누리당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이는 차기 총선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게 김 전 위원장의 경고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이 대표를 징계하면 2030세대 남성들이 자기들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여 대거 이탈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이질적인 두 세력의 이질적 결합"이라며 "주로 2030 남성들이 있고 저쪽에 6070의 전통적 지지자들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렇지 않아도 윤석열정부가 지금 'MB 시즌2'가 됐는데 여기서 그냥 그대로 돌아가게 되면 '저 당은 역시 변하기 힘들겠구나'라는 판단을 유권자들한테 줄 것이고, 그러면 다음 총선에서는 암울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김 전 위원장과 같은 예측을 내놨다.
 
위기에 처한 이 대표는 2030 청년세대에게 SOS를 치며 우군 확보에 돌입했다. 그는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결국 혁신에 힘을 보태려면 당원 가입 밖에 답이 없다"며 "3분이면 가능한 온라인 당원가입. 한 달에 1000원으로 국민의힘 주인이 될 수 있다"고 청년층에 지원을 호소했다. 같은 날 저녁에는 국민의힘 중앙대학생위원회 고려대학교지부 창립행사에 참석해 "젊은 세대의 이탈은 저도 걱정하고 있다"며 에둘러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했다. 당내 변변한 조직 하나 없는 이 대표로서는 결국 2030이 우군이다. 
 
지난 2022년 1월6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포옹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특히 이 대표 체제 이후 20만명 수준이었던 당원 규모가 80만명까지 대폭 늘어난 만큼 이 대표 징계시 대규모 탈당 가능성도 점쳐진다. 2030의 대거 이탈은 국민의힘 타격에 그치지 않고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해 이 대표가 '윤핵관'을 저격하며 잠행,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이탈했을 당시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특히 20대 유권자들이 등을 돌렸다. 지난 2021년 12월29일 발표된 헤럴드경제·KSOI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대표의 상임선대위원장 사퇴 전 20대의 윤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40.4%였지만 이후 18.9%로 무려 21.5%포인트 폭락했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홍준일 정치평론가는 "대선 기간 나왔던 표심들을 보면 (이번에도)영향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선과정에서)이 대표에 대한 젊은층, 특히 이대남을 중심으로 한 지지층이 확인됐기 때문에 상당부분 중도 이탈도 가능할 것"이라며 "향후 (이 대표가)어떤 정치적 스탠스를 취하느냐에 따라 더 큰 파장도 가능하다"고 예측했다. 반면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준석 대표가 당대표가 된 다음에 당원이 많이 늘었지만 이준석을 좋아해서라기보다 '30대가 당대표를 할 수 있다'는 정당에 대한 호감 때문일 수 있다"며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적을 것으로 예측했다. 또 "사실 이 대표를 둘러싼 갈등은 일반국민 입장에서 그들만의 싸움"이라며 윤 대통령의 지지율에도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연주 기자 kiteju10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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