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AI 기반 신약 개발…데이터 활용 여부가 '관건'

"AI의 가장 큰 장점은 실패가 실패로 끝나지 않는 것"

입력 : 2022-08-03 오후 6:41:40
 
 [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최근 AI 신약개발은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까지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는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다만 기술개발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초반에 실패한 자료도 후속 프로젝트에 적절히 이용할 수 있도록 활용도를 높여야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3일 열린 'AI를 이용한 신약개발 어디까지 왔니' 세션에선 맹철영 SK바이오팜(326030) 신약개발본부 부사장, 우상욱 팜캐드 대표, 윤소정 스탠다임 대표, 박성수 디어젠 AI-Drug 융합사업부 부사장이 참석해 AI를 기반으로 한 신약개발의 현주소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AI를 이용한 신약개발 어디까지 왔니 세션. (사진=고은하 기자)
 
이날 세션에선 맹철영 부사장이 좌장을 맡고, 3개의 AI 신약개발사 대표들이 연사로 나서 각사의 플랫폼과 AI 기반 신약개발에 대해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AI를 이용한 신약개발 관련해 논의된 주제는 △AI·물리학 기반의 약물 개발 플랫폼 기술:파뮬레이터 △워크플로우 AI를 통한 퍼스인클래스 신약 개발 △AI 신약개발에 대한 디어젠의 접근 방법 및 시사점 등이다.
 
먼저 연사로 나선 우상욱 팜캐드 대표는 AI 플랫폼 파뮬레이터에 대해 소개했다. 파뮬레이터는 인공지능, 물리학 기반의 약물 개발 플랫폼이다. 파뮬레이터는 △단백질 구조 최적화 △대량의 도킹 시뮬레이션 △양자계산 기반 선도물질 최적화 △독성 예측 △AI 약물생성의 5가지 주요한 모듈로 구성돼 있다. 
 
단백질 구조 최적화 모듈은 AI를 통해 얻어낸 파라미터들을 사용해 분자동역할 시뮬레이션을 실행했고 이를 위해 내장된 시뮬레이션 엔진을 활용한다. 최적화된 단백질 구조는 대량의 도킹 시뮬레이션을 위해 도킹 모듈에서 활용된다. 이렇게 스크리닝 된 저분자 화합물들은 양자계산 모듈로 최적화시키고 AI 약물생성 모듈을 통해 새로운 뼈대구조를 도출한다. 독성 예측 모듈을 활용해 해당 화합물들에 대한 여러 종류의 독성 여부를 예측한다. 즉 파뮬레이터는 약물개발 파이프라인에서 실험과정으로 인해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아끼는 것을 목표로 한다.
 
윤소정 스탠다임 대표는 워크플로우 AI를 통한 퍼스트인클래스 신약 개발에 대해 설명했다. 스탠다임의 주요 AI 플랫폼으로는 신규 타겟을 도출하는 '스탠다임 애스크'가 있고 신규 물질을 생성하는 '스탠다임 베스트'가 있다.
 
윤 대표는 "스탠다임은 애스크와 베스트 플랫폼을 결합해 신규 AI로 완성했다"며 "현재 국내외 유수 제약회사 및 연구기관과의 공동연구 및 자체 연구를 통해 수십여개의 신약후보물질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의 가장 큰 장점은 실패가 실패로 끝나지 않는 것"이라며 "즉 실패한 프로젝트여도 추후 프로젝트를 하는 데 있어서 밑거름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AI는 실패했던 자료도 다음 단계에 학습의 재료로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현장에서 실패의 경험을 빨리 획득해 추후 프로젝트를 시행할 때 성공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즉 물질의 가치를 높이는 건 남들이 모르는 타겟부터 알아가는 기술을 소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 연사로 나선 박성수 디어젠 부사장은 AI 신약개발에 대한 디어젠의 접근 방법 및 시사점에 대해 논했다. 
 
박 부사장은 "AI 기술이 전 세계적으로 붐을 일으킨 후 제약업계도 AI를 신약 개발에 적용하는 방법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며 "그러나 그것을 수행하는 방법에 대한 강력한 증거와 사용 사례가 없다"고 설명했다.
 
박 부사장은 AI 기술 관련 회사를 운영하면서 느꼈던 점에 대해 '데이터의 양·질적인 부분'에 주안점을 뒀다.
 
박 부사장은 "초반엔 데이터의 양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양을 늘렸지만 지금은 데이터의 질적인 부분을 향상시키려고 노력한다"며 "실제 데이터를 도출해보니 데이터에 따른 손실은 30% 정도가 감소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날 좌장을 맡은 맹철영 SK바이오팜 신약개발본부 부사장은 "AI는 멀리 떨어져 있는 컨셉이 아니"라며 "AI를 이용한 신약개발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난도"가 높다고 말했다.
 
그는 또 "AI를 이용한 기술은 변수가 많지만, 오늘 발표를 계기로 다수의 AI 신약개발회사가 기존 신약개발회사와 어울리면서 대한민국이 신약을 만드는지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응원해줬으면 좋겠다"고 맺었다.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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