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지주형회사'·'플랫폼'…이통3사 CEO 신사업 2막 연다

유영상 대표, AI·디지털인프라 서비스 기업에서 AI에 승부수
디지코 이룬 구현모 대표, 지주형회사로 도약 준비
황현식 대표, 찐팬→플랫폼으로 신사업 구체화

입력 : 2022-09-17 오전 9:00:17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국내 이동통신3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신사업 2막 경쟁에 나섰다. 취임 후 비통신부문 사업 강화를 강조하며 체질을 개선한 데 이어 SK텔레콤(017670)은 인공지능(AI) 서비스 컴퍼니, KT(030200)는 지주형회사, LG유플러스(032640)는 플랫폼회사를 표방하며 신사업 고도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치열한 이동통신 시장과 플랫폼 기업과의 경쟁 등 녹록지 않은 환경에서 기업의 가치를 높이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1일 취임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AI 서비스 컴퍼니로 본격 주행을 예고했다. 취임 당시 "SK텔레콤을 고객·기술·서비스 중심 AI·디지털인프라 서비스 기업으로 키우겠다"고 언급했으며, 지난 15일 자사 뉴스룸에 게재한 CEO 칼럼에서는 "향후 10년의 성장스토리는 비즈니스모델(BM)을 혁신하는 AI 대전환"이라고 밝혔다. AI 사업의 고도화와 기존 사업과 연계하는 등 전사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당장은 초거대 AI 모델과 캐릭터를 활용한 AI서비스 에이닷(A.)을 핵심 서비스로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외부의 좋은 회사를 인수하고 이 회사에 SK텔레콤의 AI를 이식해 또 다른 혁신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며 AI 사업 확장을 위해 인수합병(M&A) 가능성도 시사했다.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사업 성장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이 목표다.
 
(왼쪽부터)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구현모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사진=각사)
 
구현모 대표 체재 이후 디지코(디지털플랫폼기업)로 도약한 KT는 지주형회사로 재편을 준비 중이다. 디지코 전략으로 AI·디지털전환(DX), 클라우드 등 통신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서비스 강화를 이뤘지만, 계열사만 지난해 말 기준 50개에 달할 정도로 사업 구조가 복잡한 까닭이다. 구 대표는 올해 주주총회에서 "앞으로 사업구조 조정 측면에서 지주형 회사로의 전환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KT는 미디어, 금융, 정보기술(IT) 등 세개의 밸류 체인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미디어·콘텐츠 분야를 모으고, 금융 분야에선 BC카드 아래 케이뱅크를 둔 구조를 만들었다. 다만 구 대표의 임기는 변수 요인이다.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11월을 전후로 연임 의사를 공식화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결과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연임 여부에 따라 지주형회사로의 전환 향방이 정해질 전망이다 . 
 
'찐팬(진정한 팬)을 확보하라'면서 고객 중심 경영을 내세웠던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지난 2021년 3월 취임 이후 B2C 서비스부터 B2B까지 고객 중심 기업을 강조해 왔는데, 최근에는 U+3.0 시대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고객과 강한 접점을 만들고 고객 데이터를 장악하는 플랫폼 회사로 거듭나가겠다는 것이다. 황 대표는 "통신 기반 라이프스타일, 놀이, 성장케어, 웹3.0 플랫폼 중심의 U+3.0 시대를 연다"면서 "4대 플랫폼을 통해 2027년 기업가치 12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사업 구조 혁신 등 적극적인 변화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도래하면서 이통사 CEO들이 비통신부문의 성장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의 성장 축이 통신망을 활용한 신기술과 플랫폼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통신사들도 적극 변신에 나서고 있다는 얘기다. 한 관계자는 "탈통신은 오래 전부터 준비해오던 영역이지만, 역량이 쌓이면서 최근에는 비통신부문 사업에 대한 자신감도 붙고 있다"면서 "특히 CEO들이 연임을 앞두고 있거나 임기 중반에 접어들면서 성과를 공고히 하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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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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