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F-바이오 현주소)①CJ제일제당, 그린도 레드도…바이오사업 성장 '스톱'?

그린바이오, 1분기 실적 역성장 예상…업황 악화·경쟁 심화 영향
레드바이오 CJ바사, 적자 폭 확대…가치 하락에 평가손실 236억원
매년 늘어나는 투자금 부담…차입금의존도 30% 돌파 '재무 악화'

입력 : 2023-05-09 오전 7:00:00
이 기사는 2023년 05월 4일 19:0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식품업체들이 식품산업 경쟁 포화로 바이오 사업으로 수익다각화를 진행 중이다. 건강과 환경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증가하는 가운데 아미노산 소재나 전분·당 등 식품기업이 갖고 있는 기술을 다른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진출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가공되지 않은 1차 식품에 바이오 기술을 가미해 기능성소재와 식물종자, 첨가물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드는 '그린바이오' 사업, 옥수수·콩·목재류 등 재생가능한 식물자원을 원료로 화학제품이나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는 화이트바이오, 신약개발·진단시약·줄기세포에 적용하는 레드바이오 등으로 외형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IB토마토>는 식품기업의 바이오사업 현주소를 살펴본다.(편집자 주)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CJ제일제당(097950)의 그린바이오 사업이 올해 실적 부진에 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올해 1분기 실적부터 우려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레드바이오 사업을 영위하는 CJ(001040)바이오사이언스가 여전히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 CJ그룹의 전반적인 바이오사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월 CJ바이오사이언스가 출범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 천종식 CJ바이오사이언스 대표, 황윤일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부문장.(사진=CJ제일제당)
 
4일 증권가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올해 1분기 실적은 6조9785억~7조3622억원 사이로 전망된다. 영업이익은 2679억~2980억원 사이로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2983억원을 하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해외식품 고성장 지속에도 불구하고 국내 식품·해외바이오·사료부문 실적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매출 연평균 27%씩 성장…“스폐셜티 중심으로 수익성 방어”
 
현재 CJ제일제당은 핵산·MSG·클린라벨 프리미엄 식품소재 등을 중심으로 그린바이오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지난해 물류사업을 제외한 전체 사업에서 그린바이오사업 매출액은 4조8540억원으로 전체 매출액 가운데 25.8%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2020년 2조9817억원(21.1%), 2021년 3조7312억원(23.7%) 등  연평균 27.61%씩 성장한 수준이다.
 
최근 3년간 바이오사업 매출액과 비중 (사진=CJ제일제당)
 
 
문제는 올해다. 현대차증권(001500) 등에 따르면 올 1분기에는 CJ제일제당의 바이오 부문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7.2%, 영업이익은 63.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희지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4분기에 이어 국내 식품산업이 역성장하고 주요 원재료 부담이 지속되는 상황”이라며 “바이오 부문 또한 업황 둔화·경쟁 심화로 감익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CJ제일제당 측은 스폐셜티(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바이오사업 수익성을 방어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CJ제일제당은 미래성장 엔진인 ‘웰니스(Wellness)’ 측면에서 레드바이오에 힘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레드바이오사업 핵심축은 CJ바이오사이언스(구 천랩)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21년 천랩의 지분 43.99%를 인수하기 위해 총 250억원을 들여 보유주식수 258만157주를 확보했다. 이후 그 해 말 CJ바이오사이언스로 사명을 변경, 지난해 1월 레드 바이오 사업일체를 양수받고 통합법인을 공식 출범한 상황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25년까지 파이프라인 10건 확보, 기술수출 2건을 통해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한 마이크로바이옴 면역항암치료제 CJRB-101의 1상·2상 임상시험계획서(IND)가 승인,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3’에서 CJRB-101에 대한 전임상 시험연구결과를 포스터 발표한 상태다. 이외에도 영국·아일랜드 소재 마이크로바이옴 기업 ‘4D파마(4D Pharma)’가 보유중인 유망 신약후보와 플랫폼 기술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상황이다.
 
천랩 인수를 전후로 관련 투자도 활발해졌다. CJ제일제당은 2019년 12월20일 기업공개(IPO)로 조달된 금액 177억원과 2020년 9월2일 사모방식으로 발행한 전환사채 300억원 가운데 184억원을 연구개발비와 운영경비 등에 투자했다.
 
이후 CJ바이오사이언스의 경상연구개발비는 2020년 33억원, 2021년 48억원, 2022년 189억원으로 연평균 169.6%씩 증가하고 있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 비중도 2020년 62.26%, 2021년 111.63%, 2022년 472.5%으로 지속 증가세다. 매출액이 2020년 53억원에서 2022년 40억원으로 줄어드는 동안 연구개발비용이 급증하면서다.
 
레드바이오사업 성장 ‘열위’…기약 없이 증가하는 투자 부담
 
하지만 레드바이오 사업은 현재까지 여전히 시작단계에 놓인 상황으로 성과가 가시화되기까지 투자 부담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CJ제일제당의 부채비율은 여전히 적정선인 100~200%대를 유지하고 있으나, 순부채가 10.75% 증가하면서 지난해 부채비율도 141.24%를 기록해 전년(136.06%) 대비 5.18%포인트 늘었다. 총차입금의존도 역시 같은기간 36.4%에서 38.7%로 늘어나며 적정선인 30%를 넘어서며 재무비율이 위험 선에 서 있다.
 
 
 
현재 CJ제일제당은 아미노산 생산을 통해 축적된 미생물 기반 기술과 역량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Sustainability) 가치를 위한 생분해 플라스틱 등의 화이트 바이오 사업과 마이크로바이옴 의약품 사업 등 레드바이오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 같은 투자에도 CJ바이오사이언스의 개발사업 성과가 여전히 열위한 상태를 보이면서 캐시카우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해 의구심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시장에서는 CJ제일제당이 건강기능식품 사업에도 마이크로바이옴을 접목해 CJ그룹의 바이오 역량을 제고시킬 것으로 기대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 CJ바이오사이언스 최초 취득금액 984억원 대비 회수가능금액이 748억원으로 예상되면서, 평가손실 236억원이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손익은 기업의 소유자산을 평가한 금액과 장부상의 금액과의 차이로 생기는 손해나 이익으로, 236억원만큼 가치가 떨어졌다는 의미다.
 
여기에 영업권과 관련해 79억원의 손상차손도 발생했다. 손상차손이란 시장가치의 급격한 하락 등으로 미래 경제적 가치가 장부가격보다 현저하게 낮아질 가능성이 있는 경우 이를 재무제표상 손실로 반영하는 것이다. 회계상의 기업가치 하락은 주가에도 영향을 끼쳤다. 인수 당시 2021년 10월29일을 기준으로 4만2600원까지 올랐던 천랩의 주가는 4일 종가 기준 주당 3만2350원으로 2년도 안 된 사이 24.06% 떨어졌다. 
 
  
CJ바이오사이언스의 영업활동현금흐름 유출과 영업손실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332억원으로 101억원 손실을 기록했던 직전연도 대비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영업활동 현금흐름 유출 규모도 84억원에서 209억원으로 확대됐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바이오사업의 시황이 좋지 못한 상황이나 스폐셜티(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수익성을 방어할 계획”이라며 “레드바이오사업은 장기간 투자가 필요한 사업이나 미국 FDA와 국내 식약처 임상에 집중해서 신약개발 속도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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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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