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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4월 16일 18:0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고려아연(010130)이 최근 단기 차입금을 회사채로 차환하는 등 이자 부담을 일부 덜어냈지만, 차입금 증가 폭이 컸던 탓에 이자 부담은 여전히 높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고려아연은 올해 신사업에 8000억원을 투자하면서 자금 지출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단기 차입금에 대한 이자 지출로 인해 대규모 신사업 투자가 동시에 나타난 가운데 추가 자금 확보를 위한 영업활동현금흐름 강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해 고려아연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자회사 정비로 인해 직전연도에 비해 감소했지만 올해는 정상화되며 개선될 수 있을 전망이다.
(사진=고려아연)
리파이낸싱 돌입했지만…이자 증가 불가피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7000억원 규모의 11회 회사채 발행을 통해 차환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지난해 10월 발행했던 1회 사모사채 1조원 중 7000억원이 차환 대상이다. 11회 회사채 발행을 계기로 고려아연은 차입금 이자율을 낮추는 데에도 성공했다. 1회 사모사채의 연간 이자율은 6.5%였던 반면 새로 발행한 11회 회사채의 이자율은 3.124~3.21%였다. 이에 고려아연이 절감할 수 있는 이자는 연간 23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자 부담이 일부 낮아졌지만, 단기 차입금이 급증한 탓에 이자 부담은 경영권 분쟁 이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와의 경영권 분쟁을 겪자 자사주 매입으로 대항하기 위해 2조7000억원의 단기 차입금을 조달한 바 있다. 이에 지난해 말 기준 고려아연의 단기 차입금(사채 포함)은 4조3430억원에 달했다.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조달한 단기 차입금의 이자율은 4~6%대로 높은 편이어서 이자 비용 증가로 이어졌다. 일례로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조달한 은행 대출금 9000억원의 이자율은 4.5~5.5%로 연간 이자금액은 450억원으로 추산된다. 단기 차입금 급증으로 인해 지난해 고려아연은 이자 비용으로 1180억원을 지출했는데, 2023년 이자 비용(424억원)의 2배 이상에 달한다.
아울러 신사업 투자도 계획대로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 3월 주주총회 결과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은 최윤범 회장 측의 승리로 일단락됐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은 올해 신사업에 8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아울러 고려아연은 제련 부문에도 4000억원을 투자한다. 이자 부담이 커진 가운데 1조2000억원의 투자가 진행되는 것이다. 이에 추가적인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아연은 영업활동현금흐름을 개선해 추가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고율의 단기 차입금이 급격하게 늘었기 때문에 추가 차입보다는 자체 현금창출력을 늘리는 편이 재무 관리에 용이하다. 지난해 말 기준 고려아연의 부채비율은 94% 수준으로 2023년(25%)에서 큰 폭으로 증가했다. 부채비율 94%도 안정적인 수준이지만, 경영권 분쟁 이전 부채비율을 고려했을 때 단기간에 빠르게 부채비율이 증가한 것은 부담이 된다.
경영권 분쟁 이전 고려아연은 자체적으로 창출하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차입을 최소화하며 투자를 해왔다. 2023년 기준 고려아연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8209억원 현금 유입, 투자활동현금흐름은 6225억원 현금 유출, 재무활동현금흐름은 3156억원 현금 유출이 있었다.
자회사 수익성 개선 전망…현금흐름 개선될까
올해 고려아연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자회사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주요 자회사인 SMH는 공장 정비 등으로 인해 생산량이 큰 폭으로 줄어들며 순손실이 발생했다. 지난해 SMH의 순손실은 507억원이었다. 이에 지난해 고려아연의 연결대상 종속회사들의 합계 순손실은 2147억원으로 직전연도(1384억원 순손실)보다 늘었다. 다만, 올해부터 SMH가 정상화되면서 순이익 상태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고려아연의 영업활동현금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아연 가격은 철강 산업의 침체 등으로 인해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국제 아연 가격은 1톤당 2779달러였고, 올해 1~4월 아연 가격은 1톤당 2810달러로 1% 상승하는데 그쳤다. 이에 안정적인 아연 가격을 바탕으로 비용 절감, 공정 효율화 등을 통해 현금흐름을 늘릴 수 있다.
한편 고려아연은 이자 비용을 줄이기 위해 올해 하반기까지 다방면의 차환 수단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자 비용 감소도 현금흐름 개선 요인이다. 고려아연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향후 단기 차입금 부담을 낮추기 위해 다방면의 이자 감축 수단을 검토 중”이라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