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이선재 인턴기자]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이철우 경북지사가 대통령 집무실과 국회를 세종시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지사는 중앙집중형 수도권 체제를 개혁하고, 지방 분권과 국토 균형발전을 이루기 위한 '국가 대개조'를 강조했습니다.
이철우 경북지사가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선거 캠프에서 뉴스토마토와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이선재 인턴기자)
이 지사는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에서 <뉴스토마토>와 만나 "세종시에 공무원들만 가 있으니까 늘 출장 중"이라며 "대통령실이 세종시로 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어 "국회도 세종시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대통령실·국회 세종시 이전 구상은 이 지사가 주장하는 분권 개헌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그는 "중앙 권한을 지방으로 넘기는 분권 개헌을 해야 한다"며 "국회는 양원제로 나누고 대통령은 책임 총리와 권한을 분산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방분권과 국토 균형발전도 강조했습니다. 이 지사는 그동안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이를 강력히 주장하는 인물이 뽑히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본인의 경북도 운영 경험을 내세우며 "본인이 이재명보다 지방과 국제 감각에서 우위에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지사는 또 국민의힘 최종 후보가 본인이 되지 않더라도, 선출된 후보가 본인의 지역 공약을 채택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그 이유로 "우리나라는 수도권 1극 체제 때문에 생산성이 떨어지고 한계에 부딪혔다"며 "국가 대개조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지사는 본인이 다른 국민의힘 후보와 차별화할 수 있는 강점으로 '자유우파'의 적통성을 꼽았습니다. 그는 "자유우파의 성지는 경북이다. 자유우파의 종갓집 종손인 내가 나라를 구하기 위해서 출마 결심을 한 것"이라며 "국가정보원에서 20년, 국회 정보위원장으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 안보를 지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경북지사를 하며 현장에서 충분히 경험해서 국가 경제를 살리는 일도 자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자유우파' 진영의 단결도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재명이라는 민주당의 독보적인 존재를 이기기기 위해 자유우파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뭉쳐야 한다"며 "향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단일화를 한다면,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까지 포용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사실상 한 권한대행이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면 단일화를 하겠다고 시사한 겁니다.
이철우 경북지사가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선거 캠프에서 뉴스토마토와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이선재 인턴기자)
다음은 이철우 지사와의 일문일답입니다.
-'새로운 박정희' 구호를 내세우며 출마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박정희 전 대통령이 '한번 잘 살아보세'라는 구호를 내세워 지금 우리나라가 세계 10번째 가는 부자가 됐습니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이 고속도로를 만들고 포항제철을 만들 때 온 국민이 반대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중화학공업을 육성한 덕에 한국이 잘 살게 됐습니다. 이를 현대판으로 재해석해서 새롭게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로 이런 구호를 만들었습니다.
-다른 국민의힘 후보들과 차별점은 무엇입니까.
지금 한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위협받고 있고, 경제도 굉장히 어렵습니다. 자유우파의 성지는 경북입니다. 자유우파의 종갓집 종손인 제가 우리나라를 구해야 한다는 구국의 일념으로 출마했습니다. 저는 국가정보원에서 20년 있었고, 국회의원 시절 정보위원장을 해서 국가 안보를 지키는 일은 (국민의힘의) 어떤 후보보다도 자신 있습니다.
-대통령실 세종시 이전 문제에 대한 입장은 무엇입니까.
세종시에 공무원들만 가 있으니까 내내 출장 중입니다. 그래서 대통령실은 세종으로 가야 합니다. 국회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통령실 세종시 이전에 대해 당내 공감대가 있습니까.
그건 모르겠습니다. 다만 세종시로 가는 데에 (국민의힘에서) 반대할 사람이 있나요.
-과거 노무현정부 시절 떄 수도 이전은 관습헌법 논란으로 좌절된 바 있습니다.
당시 '관습헌법' 주장은 지금 생각해도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하는 일을 다 반대하려고 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개헌에 대한 입장은 무엇입니까.
분권 개헌을 해야 합니다. 국회는 양원제로 나눠 상하원이 서로를 견제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대통령은 책임 총리와 권한을 나누는 안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중앙 정부의 권한을 지방으로 넘기는 지방 분권 개헌도 해야 한다 생각합니다.
- 최근 윤석열씨 탈당 요구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말이 안 됩니다. 지금은 뺄셈이 아니라 힘을 합치는 덧셈 정치가 필요합니다. 그런 논리라면 탄핵에 찬성한 사람도 탈당해야 합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출마 가능성은 어떻게 봅니까.
출마 선언 직후 지난 10일 한 권한대행에게 직접 전화했습니다.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고 말하니 "(한 권한대행이) 난 절대 안 나갑니다"라고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분위기가 바뀐 것 같습니다. 워낙 출마 요구가 많이 나오니, 이제 좀 싸움닭으로 변한 것 같습니다.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이 관료가 아닌 정치인처럼 많이 바뀌었다고 느낍니다.
-만약 후보가 되고 한덕수 권한대행이 출마한다면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 놓을 생각입니까.
자유우파가 똘똘 뭉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재명'이라는 민주당의 독보적인 존재가 있는데, 그 존재를 이기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뭉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유우파 진영에 있는 사람은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까지 모두 빅텐트로 들어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유우파 진영이 뭉친다고 해도, 대선은 중도층 확장이 중요하지 않습니까.
저는 중도층 인정 안 합니다. (중도층은) 지금 판단을 유보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신에 저는 '자석론'을 주장하고 싶습니다. 자석이 힘이 세면 다 딸려옵니다. (국민의힘이) 똘똘 뭉쳐서 국민에게 신뢰를 주고, 희망을 주는 후보가 나오면 중도층이 따라올 것입니다. 우리 후보가 누구보다도 실력이 있다면 사람들이 다 따라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상품이 좋으면 다 사게 돼 있습니다. 상품이 좋지 안하면 홍보를 아무리 해도 잘 안 삽니다. 그래서 좋은 상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통령은 대통령 다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선거는 지도자를 잘 뽑아야 합니다. 국민의힘 비전대회에서 여러 후보들이 발표하기 전까지 원고를 고쳐 쓰는 걸 봤습니다. 대통령은 '커닝'(남의 것을 베껴쓰는 일) 하는 자리가 아니라, 비전을 보여줘야 합니다. 인기투표가 아닌 아닌 숨은 보석, 비상장 우량주인 저를 뽑으면 대선에 이길 수 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선재 인턴기자 seonjaelee9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