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약달러보다 약한 원화…현금보유는 곧 손실

달러인덱스 98도 붕괴…엔·유로 다 오르는데 원화만 ‘추락’
가치 상승 자산 보유해야…스위스 주식·일본 리츠 등
일본 경쟁 수출기업 반사이익 기대

입력 : 2025-04-23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달러인덱스가 계속 하락 중입니다. 주요국 통화들이 강세로 반전했는데 원화 가치는 약세 행진 중인 달러보다 낮습니다. 이런 금융환경에선 원화 현금을 들고 있는 것이 곧 손실과 다름없습니다. 실물자산이 필요한데요. 주식이 부담스러우면 채권이라도 보유해야 합니다. 통화가치가 상승하는 나라의 자산이면 더 좋습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미국 달러인덱스는 98.044를 기록했습니다. 이날 새벽, 우리 시간으론 22일 오후엔 장중 98을 깨고 97.682까지 추락하기도 했습니다. 달러인덱스가 98을 밑돈 것은 2022년 3월 이후 처음입니다. 또한 지난 11일 100이 무너진 지 불과 5일 만에 98이 깨진 것이기도 합니다. 뉴욕시간으로 21일 밤 11시 현재 달러인덱스는 다시 98을 깨고 97대로 내려앉았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달러인덱스 100 하회시 1100원대였는데
 
달러인덱스는 유로(EUR), 일본 엔(JPY), 영국 파운드(GBP), 캐나다 달러(CAD), 스웨덴 크로나(SEK), 스위스 프랑(CHF) 등 6개국의 통화가치에 비교한 달러의 상대 몸값을 보여주는데요. 6개국의 통화 반영 비중은 각각의 경제 규모에 맞게 배분돼 있습니다. 이중 20개 유럽 국가가 연합한 유로의 비중이 큽니다. 2024년 기준 57.6%에 달합니다. 일본 엔화(JPY)는 13.6%, 영국 파운드 11.9% 등입니다. 
 
달러인덱스가 가파르게 하락했다는 것은 유로의 상대가치가 오른 결과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올해 1월 중순까지만 해도 1달러당 거의 1유로 수준에 근접했던 환율이 지금은 1달러당 0.869유로까지 내려왔습니다. 엔화도 비슷합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엔 장중 160엔을 넘었던 엔화가 현재 1달러당 140엔 선에 바싹 다가섰습니다.
 
달러의 변화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영향 받은 결과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율을 발표한 이후 낙폭이 더욱 커졌습니다. 지난해 10월 트럼프의 귀환 가능성이 커지면서 강하게 오르기 시작해 올 1월엔 110을 넘기도 했으나 불과 석 달 만에 급변한 것입니다.
 
이는 강한 미국을 주장하며 전 세계 기업들과 투자금을 미국으로 불러 모으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에서 벗어난 결과이기도 합니다. 그의 관세 정책이 미국 경제를 바라보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워 미국 달러와 주식, 채권가격 동반 하락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달러 패권이 흔들리는 사이 금 등 안전자산 가격은 가파르게 올랐습니다. 21일 밤 11시40분(현지시간) 뉴욕 상품거래소(NYMEX)에서 금 선물가격(6월물)은 트로이온스당 3503.6달러를 기록, 350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채 5분을 버티지 못하고 다시 밀려났지만 추세가 강해 곧 35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주요국 통화 중에서도 안정적으로 평가받는 스위스 프랑은 3주 새 몸값이 10%나 뛰었습니다. 
 
미국 달러의 하락으로 금, 유로, 엔 등 웬만한 자산들 가격은 상승하고 있는데 원화는 아닙니다. 원달러환율은 아직도 1400원대에 머물러 있습니다. 
 
과거 달러인덱스가 100을 밑돌았던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약 5년 동안 원달러환율은 1100원에서 1200원 사이 영역에 머물렀습니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발발 당시 한때 1200을 넘어 1300원에 다가서며 위기감이 고조되기도 했지만 금세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하지만 달러인덱스가 100을 깨고 98마저 위협하고 있는 현재 원달러환율은 1420원대로 그때보다도 훨씬 높습니다. 그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평가되는 원화와 원화 자산의 몸값이 추락했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21일 밤 11시43분(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금선물(6월만기) 가격이 트로이온스당 3500달러를 기록했다. 이후 장중 3509.9달러까지 급등했다가 3500달러 아래로 내려왔으나 언제든 재돌파가 가능한 상황이다.(사진=뉴시스)
 
스위스·일본 자산에 관심
 
오직 달러와 비교해서만 약한 것이라면 그나마 다행인데 원화만 유독 약한 것이라서 더 큰 문제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현금을 보유하고 있기만 해도 보유자산의 실질가치는 하락하기 때문입니다. 은행 예금에 맡겨둔다고 해도 연 3%를 밑도는 이율로는 실질가치를 보전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원화가 극도로 약한 요즘 같은 시기에는 현금 대신 자산가치를 높이지는 못해도 최소한 방어는 가능한 자산으로 보유해야 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가치가 상승하는 자산을 보유하는 것입니다. 금이 대표적이지만 현재 가격이 밟아본 적 없는 영역에 들어섰다는 것이 큰 부담입니다. 언제 무슨 이유로 폭락해도 이상하지 않은 초고가 랠리를 펼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 대신 고른다면 통과 가치가 상승하는 나라의 자산을 보유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스위스 증시(SIX)의 글로벌 제약사 로슈(종목기호 ROG), 노바티스(NOVN), 세계 최대 식품기업 네슬레(NESN), 재보험사 스위스리(SRENH), 스위스 통신사 스위스컴(SCMN) 등이 대표적입니다. 다만 이들도 미국의 관세 폭탄 충격에서 온전하게 자유롭지는 않습니다. 
 
일본의 경우 엔화의 가치는 상승하고 있지만 주가는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 걸림돌입니다. 채권 역시 금리 상승 기조로 투자에 유리하지 않지만 PLUS 일본엔화초단기국채(합성) ETF는 일본 단기국채지수를 추종하면서 환율 변동에도 노출돼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본 리츠(REITs)도 일본 경제 회복과 엔화 가치 상승을 함께 노릴 수 있는 투자수단입니다. Next Funds REIT Index ETF(1343) 등 유형별로 다양한 리츠종목이 상장돼 있습니다. 국내엔 KODEX 일본부동산리츠(H)가 있습니다. 환헤지 ETF 종목이지만 최근 주가는 꾸준히 상승 중입니다. 
 
엔화 상승의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는 국내 주식을 선택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해외 시장에서 일본 수출기업과 경쟁하는 국내 기업의 경우 엔화가 강세일 때 가격 메리트를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동차·부품, 기계, 반도체 업종이 대표적입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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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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