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돌아온 하나투어, 순익 절반 주주환원

1분기 송출객↓ 부진…탄핵·환율·홍역 악재
‘배당+자사주소각 50%’ 길게 볼 필요

입력 : 2025-04-25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 코로나19를 완전히 떨쳐낸 하나투어가 올해는 부진한 출발을 했습니다. 1분기 실적 감소가 예상돼 주가도 지지부진한 상황입니다. 다만 최근 이익의 절반을 환원하겠다는 밸류업 공시가 나온 만큼 느긋하게 하반기 회복을 기다려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중국 여행 떴지만 일본 등 감소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이날 0.59% 오른 5만1000원에 마감했습니다. 지난 9일 장중엔 4만6200원까지 하락하며 작년 저점(4만4700원)을 위협하기도 했으나 이후 소폭 반등하면서 안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하나투어의 부진은 1분기 실적 감소 전망에 따른 실망으로 풀이됩니다. 현대차증권은 하나투어가 1분기 매출액 1569억원, 영업이익 12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4.4%, 43.0% 감소한 수치입니다. 매출 감소의 주된 원인은 패키지 송출객 수 감소(4.4%)에 있습니다. 패키지 단가(ASP) 상승은 여행객 수 감소를 메우지 못한다고 본 겁니다. 
 
여기에 전세기 사입에 따른 원가 부담이 가중돼 이익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나투어 등 여행업체들은 패키지 상품 등을 판매하기 위해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항공 좌석을 미리 확보해 둡니다. 여행객 증가에 대비해 사입을 늘렸다가 전부 팔리지 못해 좌석이 많이 남으면 손해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1분기엔 설 연휴가 있었지만 온 나라가 대통령 탄핵으로 혼란을 겪느라 여행수요 감소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우리 국민들의 인기 여행지인 베트남에서 홍역이 유행한 것도 악재였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엔환율이 돌아선 것이 하나투어에겐 부정적이었습니다. 약 2년 동안 유지됐던 엔저 현상이 하나투어가 흑자전환에 기여했는데, 100엔당 900원 수준이었던 원엔환율이 올해 계속 올라 최근엔 1000원을 넘어섰습니다. 더이상 일본 여행이 저렴하지 않게 된 것입니다. 
 
실제로 지난해엔 하나투어를 통해 예약된 해외여행 상품 중 일본이 많았으나 올해는 다시 동남아가 가장 큰 비중으로 올라섰습니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5월 초 연휴기간에 예약된 해외 패키지여행은 동남아가 37%, 중국이 25% 비중을 차지했고, 일본은 23%로 하락했습니다. 1분기 중국 패키지 송출객이 작년보다 62%나 증가했다는 소식은 긍정적이었지만 일본 여행객이 감소해서 생긴 변화라는 점은 아쉽습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주주환원 50%…월말 자사주 전량소각
 
6월3일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는 하나투어의 실적 회복을 막는 요인입니다. 패키지 해외여행이라는 것이 공공기관이나 단체에서 나오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대선 전까지는 자제할 것이 분명해 하나투어의 상반기 실적의 발목을 잡을 전망입니다.
 
하지만 예상된 부진이기에 하반기까지 내다본다면 그리 부정적인 아닙니다. 상반기에 부진한 여행 수요 중엔 하반기로 미뤄진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주가 하락이 상반기 낮아진 눈높이를 반영한 상태여서 부담도 크지 않습니다.  
 
하반기 또는 연말까지 길게 내다보며 기다릴 수 있는 호재도 있습니다. 하나투어는 지난주 16일 기업가치제고계획 자율공시 즉 밸류업 공시를 했습니다. 2025년부터 2027년까지 3개 사업연도에는 연결순이익의 약 50%를 주주환원하겠다는 내용입니다. 
 
주주환원은 지금까지 배당 중심이었으나 올해부터는 배당과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함께하겠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론 배당 20~30%, 자사주 매입소각 10~20%입니다. 
 
하나투어는 2023년 코로나19를 털어내고 흑자전환한 데 이어 지난해엔 영업이익 509억원, 순이익(지배주주) 815억원을 기록해 지난 10년 중 최고 성적을 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주당순이익(EPS) 5259원 중 2300원을 배당했습니다. 배당성향은 36%였습니다. 올해부터는 배당성향은 이와 비슷하게 유지하면서 자사주 매입과 소각이 추가되는 겁니다. 물론 올해 이익은 작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1주당 배당금은 작년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도 자사주 매입·소각으로 주주환원은 어느 정도 충족될 수 있을 전망입니다. 
 
게다가 이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은 현재 보유 중인 자사주와는 무관합니다. 현재 하나투어는 5492만주, 지분율 3.42%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갖고 있는데요. 이 자사주는 이달 30일자로 전량 먼저 소각합니다. 올해 자사주 매입 전에 또 배당 전에 소각하는 주식만큼 지분 가치를 올려주는 것입니다. 
 
따라서 1분기 실적이 증권사의 예상을 크게 밑도는 것이 아닌 이상 하반기, 길게는 내년 배당까지 보고 보유하는 것도 괜찮은 전략입니다. 
 
한편, 하나투어의 상품판매 및 예약, 고객상담을 전문으로 하는 자회사인 하나투어리스트도 하나투어의 선전에 힘입어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액 187억원, 영업이익 22억원, 순이익 23억원인데요. 규모는 작지만 시가총액이 40억원 미만임을 감안했을 때 주가수익비율(PER)이 2배를 밑도는 초저평가입니다. 하나투어리스트는 종목명 HANATOURIST로 장외시장 K-OTC에 등록돼 있습니다. 
 
지난 1분기 하나투어의 해외 패키지 여행객 수는 정국 불안, 환율 변동 등의 영향으로 인해 감소했다. 사진은 올해 1월23일 설 연휴를 맞아 김해공항에서 출국하려는 여행객들의 모습.(사진=뉴시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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