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삼성SDI(006400)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적자를 냈습니다. 삼성SDI는 트럼프발 관세 정책 등으로 2분기에도 경영 환경은 불확실성이 크나, 완성차 고객사들의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돼 2분기 실적은 1분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삼성SDI 기흥 본사 전경. (사진=삼성SDI)
삼성SDI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이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한 4341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5일 공시했습니다. 여기에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생산 세액공제(AMPC) 1094억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1분기 영업손실은 직전 분기(-2567억원)에서 더 확대됐습니다. 매출은 3조176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순손실도 216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습니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배터리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9% 감소한 2조980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영업손실은 4524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삼성SDI는 “주요 고객사의 재고 조정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의 계절적 비수기 진입 영향으로 매출이 감소해 이에 따른 가동률 하락 및 고정비 증가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전자재료 부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4% 하락한 195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분기 대비로는 3.1% 증가했습니다. 영업이익은 183억원을 거뒀습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나며 전분기 대비 매출이 소폭 증가해 수익성이 개선됐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2분기부터는 완성차 고객사들의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돼 회사 실적도 차츰 개선될 것으로 봤습니다. 특히 전기차 부문의 경우 주요 OEM들의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고, 이산화탄소 규제와 전기차 지원 정책이 시행되는 유럽 중심으로 수요가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다만,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른 수요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에 삼성SDI는 주요 고객사들과 리튬인산철(LFP) 등 배터리 신규 프로젝트를 마무리해 본격적으로 수주 확보에 나서 수요 변화에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입니다. 소형 배터리 부문은 AI 데이터센터 증가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배터리백업장치(BBU)용 판매를 늘려 매출과 수익성을 확보해 나간다는 전략입니다. ESS 부문의 경우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및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라 전력용과 무정전 전원장치(UPS)용 시장 중심의 성장이 지속되고,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확정으로 국내 프로젝트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봤습니다.
김종성 삼성SDI 경영지원실장 부사장은 이날 실적 발표 이후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2분기 실적은 관세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당초 기대 못 미칠 수 있지만, 1분기보다는 크게 개선된 실적을 예상한다”면서 “전기차용 배터리의 경우 관세 영향으로 수요 변동성이 클 수 있지만 유럽은 전기차 지원 정책으로 수요가 개선돼 매출 증가 예상된다”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