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태은 기자] 박성택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28일 "이번 주에 미국과 기술적 협의를 개시하고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방한하는 5월 중순 장관급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차기 정부가 출범하기 전까지 '결정'되는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박성택 차관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방미 결과 백브리핑에서 "한·미 2+2 통상 협의에서는 △관세·비관세조치 △경제안보 △투자협력 △통화정책 등 4개 분야를 중심으로 논의하되 7월 8일까지 7월 패키지를 만들어가자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미국 워싱턴 D.C.에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한미 2+2 통상협의'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7월 패키지 협의 관련 실무협의를 담당할 작업반은 이번 주 내로 구성할 계획입니다. 박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익 최우선 원칙 하에 7월 패키지 협의에 임할 것"이라며 "이번 주 중후반 기술 협의를 통해 (한미 협상을 위한) 작업반 구성이 완료될 계획이며 이르면 차주부터 본격적인 작업반 회의를 개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작업반은 미국과의 협의를 거쳐 비관세를 포함해 6개 내외로 구성될 전망"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술 협의는 산업부 통상정책국장이 총괄하고 각 작업반에는 관계 부처가 대거 참여하게 됩니다.

 

통화정책은 기재부와 미국 재무부간 별도의 논의를 진행하고 이를 제외한 △관세·비관세조치 △경제안보 △투자협력 등 3개 분야에 6~7개 작업반을 구성해 실무협의를 하고, 장관급 협의를 거치면서 완성도를 높인다는 구상입니다. 

 

박 차관은 "5월 중순 그리어 대표가 방한하는 계획에 맞춰 장관급 협의를 진행하고 그동안 작업반에서 진행한 사항에 대한 평가와 추가적으로 필요한 지침을 내릴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기술협의를 통해 협의의 윤곽이 확정되고 통상조약법 절차 이행의 필요가 있으면 즉각 관련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라며 "협의 과정과 결과에 대해선 국회와 국민에게 소상히 설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박 차관은 '실무협의를 진행하기로 한 4개 분야 중 미국이 어떤 분야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가'를 묻는 질문에는 "모두 다 관심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4가지 분야 모두 중요도를 가지고 다뤄질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박 차관은 '실무협의를 통해 차기 정부가 구성되기 전 미국과 상호관세와 품목별 관세 인하 또는 폐지를 이끌어 낼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7월 패키지는 종합적으로 담는다는 의미로 이론상 5월말 또는 6월초에 의사 결정이 끝나있는 것은 이론상 없다"고 밝혔습니다.

 

현실적으로 실무 협상 기간이 촉박하다는 점도 언급했습니다. 그는 "미국이 제시한 협상일은 71일로, 워킹데이(실제 협상일)를 계산하면 더 적다"며 "지금은 정형화된 협상이 아니라 비정형화된 협상이라 틀을 짜는 것도 오래 걸린다. 협상을 어떻게 끌어낼 지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더 타이트한 스케줄로 다가오는 일정을 소화하는 것 만으로도 70일만에 결실 맺기는 도전적이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양국의 관심 사항이 명확하고 이견이 없이 속도를 낼 수 있는 것은 속도를 내고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부분에 대해선 이를 감안해서 무리하지 않겠다"며 "다음 정부가 이어 달리기를 하는 데 있어서 현 정부가 부담을 줘서는 안된다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부연했습니다.

 

한편, 박 차관은 오는 5월에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가 주요국의 관세 협상의 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습니다. 그는 "이번 그리어 대표 방한은 취임 이후 첫 번째 해외 방문으로 APEC 통상장관회의를 찾을 예정이고 주요국들도 대거 참여할 예정"이라며 "이번 행사는 APEC을 넘어 관세 협상의 큰 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태은 기자 xxt19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