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웅진(016880)그룹이 프리드라이프 인수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웅진씽크빅(095720) 소액주주들이 반대 목소리를 키우고 있습니다. 웅진그룹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영구채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웅진씽크빅이 신용 보강을 위한 자금 보충 약정을 체결했기 때문인데요. 주주들은 웅진씽크빅 주주들에게 폭탄을 돌리는 격이라며 웅진그룹 오너 일가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형사 고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웅진씽크빅 소액주주 연대는 30일 웅진그룹 본사가 위치한 서울 중구 청계천로 케이스퀘어시티 빌딩 앞에서 프리드라이프 인수 반대 집회를 열었습니다. 강인권 웅진씽크빅 소액주주 연대 모임 대표는 "우리는 웅진의 프리드라이프 인수와 관련해 1000억원의 빚 보증을 반대하며 1000억원의 빚 보증이 있는 한 프리드라이프 인수를 반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과거에도 극동건설을 무리하게 인수해 웅진 코웨이를 빼았겼으며 이로 인해 수많은 주주들이 피눈물을 흘렸다"며 "코웨이를 재매수, 재매각 하면서 두 번 주주들은 죽어났지만 윤석금 일가의 지분은 두 배 늘어났다. 사고는 윤 회장과 일가들이 쳤는데 피해는 오롯이 소액주주들에게 돌아왔다"고 주장했습니다.
웅진씽크빅 소액주주 연대 모임이 30일 웅진그룹 본사가 위치한 서울 중구 청계천로 케이스퀘어시티 빌딩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변소인 기자)
이달 9일 웅진씽크빅 이사회는 프라이머리제일차가 웅진이 발행하는 후순위 사채를 인수함에 따라, 프라이머리제일차가 투자자들과 체결하는 투자 계약의 신용보강을 목적으로 자금 보충 의무자로서 자금 보충 약정을 체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자금 보충 약정 금액은 총 원리금 1000억원입니다.
자금 보충 약정은 채무자의 여신 상환 능력이 감소하면 제3자인 계열회사 등이 해당 자금의 원리금 상환을 보조하거나 필요한 자금을 추가로 지원하겠다고 약정하는 계약입니다. 직접적인 채무보증은 아니지만 채무불이행 시 자금을 보충한다는 점에서 보증과 유사합니다. 즉, 웅진이 영구채 이자를 지급하지 못할 경우 웅진씽크빅이 부족분을 부담할 수도 있는 구조입니다. 이런 연유로 일부 주주들은 자금 보충 약정이 웅진씽크빅의 재무 안정성과 주주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반대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이들은 웅진씽크빅이 프리드라이프 인수의 직접 당사자가 아니라는 점, 웅진씽크빅 주주들과 상의 없이 이뤄진 결정이라는 점에서 더욱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강 대표는 "소액주주들의 권리와 재산을 도둑질한 것"이라며 "오너 일가가 많이 갖고 있는 종목에 모든 혜택을 주고 손해 나는 것들은 그들의 지분이 얼마 없는 웅진씽크빅에 몰아넣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웅진씽크빅 소액주주 연대 모임은 다음 주에 업무상 배임 혐의로 윤 회장, 윤새봄 웅진 대표, 윤승현 웅진씽크빅 대표, 이사회 의장을 형사 고소할 계획입니다. 이들 소액주주 연대는 현재 법무법인 율성의 전우석 변호사를 선임해 고소장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고소가 진행되면 연대는 경찰서, 검찰청, 오너 일가 집 근처에서 시위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이에 대해 웅진 측은 웅진씽크빅의 자금 보충 약정이 신용보강을 통한 이자율 경감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웅진씽크빅의 신용도가 더 높기 때문에 자금 보충 약정을 하면 영구채 금리를 낮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웅진 측은 실제 웅진씽크빅의 자금 지원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웅진그륩 관계자는 "웅진씽크빅은 학령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프리드라이프 인수를 통해 웅진씽크빅 등 계열사들의 장기적 가치가 제고될 것이며 특히 상품 및 영업 네트워크의 통합 시너지가 기대되는 웅진씽크빅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회사는 소통을 지속해 웅진씽크빅 주주들의 우려를 낮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