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환 "닥사 재량권 남용…위믹스 상장폐지 가처분 소송 낸다"

"KISA 인증 리포트 제출했지만 피드백 없어"
"명확한 기준도 없이 자의적 결정…법원 판단 받을 것"
"국내 투자자 피해…닥사 책임 회피하고 설명 없어"
글로벌 서비스·바이백 계속…해외 상장도 추진 계획

입력 : 2025-05-03 오후 12:34:08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김석환 위믹스 재단 대표가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 닥사(DAXA)를 상대로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3일 밝혔습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판교 테크원타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연휴 내내 법률 검토에 착수해 이르면 5월7일 가처분을 제기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 중"이라며 "닥사의 일방적인 재량권 남용으로 인한 현재의 상태가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대표는 닥사가 위믹스의 해킹 대응과 보안 강화 조치를 충분히 소명받고도, 거래 지원 종료를 일방 통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필요하시면 저희가 외부 보안 전문가 입회 하에 저희 시스템을 직접 점검하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닥사에 제안 했지만 어떤 피드백도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석환 위믹스 재단 대표가 3일 판교 테크원타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믹스 상장 폐지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사진=게임 기자단)
 
"상폐 기준·절차 투명성 없어"
 
김 대표는 닥사의 결정 과정과 기준이 불투명하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습니다. 김 대표는 "도대체 그냥 내부 규정이라고 해서 몇 줄짜리 공지를 내면 그냥 그것으로 모든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것인지, 닥사가 그런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근거는 과연 무엇이냐"며 "피해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서 과연 이러한 현재의 양태가 적절한 것인지에 대한 심각한 의문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해외에서는 미국 국방부조차 해킹을 당한 적 있고 정부 기관들도 해킹을 당하고 끊임없는 해킹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며 "국내 프로젝트가 해킹을 당했다는 이유로 상장 폐지 되는 게 과연 타당한 일이냐"고 반문했습니다.
 
김 대표는 "기준이 없으니 설왕설래가 생기고, 시장에 오해가 발생한다"며 "명확한 기준 없이 투자자가 과연 국내 프로젝트에 투자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위믹스 상장 폐지에 따른 진짜 피해자는 위믹스 재단이 아닌 국내 원화 투자자라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위메이드 판교 사옥. (사진=이범종 기자)
 
해외 사업 지속…국내 구조 개선 촉구
 
재단은 이번 사태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사업을 흔들림 없이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김 대표는 "'미르4' 글로벌, '나이트크로우' 글로벌 등 게임 접속자 수는 전혀 줄지 않았다"며 "300명이 넘는 인력이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전념하고 있다"며 "이것이 투자자 신뢰의 가장 중요한 지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해외 확장도 예정대로 진행됩니다. 김 대표는 "해외 거래소 추가 상장도 당연히 저희가 고려하고 있고, 좋은 소식을 들려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위믹스 재단은 국내 원화 거래소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사업은 가능하며, 글로벌 성과로 이를 증명해 나가겠다는 의지도 드러냈습니다.
 
이번 상장폐지를 계기로, 김 대표는 닥사라는 민간 협의체가 행사하는 권한의 한계를 되짚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또 닥사가 거래소의 자율협의체일 뿐인데도 상장과 상장폐지를 결정하는 실질적 권한을 쥐고 있는 점을 문제삼았습니다.
 
김 대표는 "거래소들의 이해관계가 반영될 수밖에 없는 이런 자율 협의체에서 기준을 제시하지도 않고 논의 과정을 공개하지도 않으면서 투자자들의 피해를 불러일으키는 결정을, 저희가 보기엔 자의적으로 하시는 것은 굉장한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또 "이 점은 위믹스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라, 국내 블록체인 산업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꼭 개선이 돼야 된다"며 "저희가 이 개선의 밀알이 될 수 있다면 기꺼이 그 역할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대표는 간담회 말미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라는 미국 메이저리그 선수 요기 베라의 말을 인용하며, 법적 대응과 함께 향후 글로벌 사업과 투자자 보호에 매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닥사 회원사 빗썸·고팍스·코인원·코빗은 위믹스 거래 지원을 종료한다고 2일 공지했습니다. 위믹스 거래(매수·매도) 지원은 6월2일 오후 3시에 끝납니다. 출금 지원은 7월2일 오후 3시에 종료됩니다.
 
위메이드는 2월28일 '플레이 브릿지 볼트'를 해킹당하고 3월4일 뒤늦게 피해 사실을 알렸습니다. 피해 당시 위믹스 코인 865만4860개가 공격자 지갑 2개로 전송돼, 7개 해외 거래소에서 대부분 매도됐습니다. 이렇게 탈취된 위믹스 가치는 87억5000만원에 달합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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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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