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6기 제13차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 정기회의가 열린 23일 오전 경기 수원 아이파크시립미술관에서 이재명 성남시장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김유정 기자] 성남시장과 경기지사 시절부터 이재명 대통령과 발맞춰 온 이른바 '성남·경기 라인’이 새 정부의 핵심 세력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재명정부 첫 인사에서 구친명(친이재명) 인사들이 대거 배제된 가운데 성남·경기 라인은 대통령실 곳곳에서 핵심 역할을 맡았습니다.
총무비서관 '김현지'·제1부속실장 '김남준'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정부의 대통령실 인사에 '성남·경기 라인'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현지 이재명 의원실 보좌관, 김남준 전 대표실 정무부실장, 김용채 전 비사관, 김상호 전 대표 공보특보단장, 임문영 민주당 디지털특별위원장 등이 대표적인 성남·경기 라인입니다. 이들은 이재명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해왔습니다.
우선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으로 김현지 보좌관이 유력 거론됩니다. 총무비서관은 청와대의 인사, 예산, 조직, 시설 관리 등 행정 전반을 총괄하는 등 핵심 직책으로 꼽힙니다. 김 보좌관은 이 대통령과 성남시민모임에서 만나 27년에 달하는 인연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김 보좌관과 함께 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김남준 전 정무부실장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에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부속실장은 대통령의 일정 관리와 수행, 대외 접촉 일정 등을 총괄하는 직책인데요. 김 전 부실장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 시절 발탁한 지역언론인 출신 참모로, 성남시청 대변인과 경기지사 언론비서관을 지냈습니다.
춘추관장은 김상호 특보단장이 맡을 것으로 보입니다. 춘추관장은 대통령실 출입기자들은 대하는 직책입니다. 김 단장은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언론보좌관을 맡으며 대선 승리에 기여했습니다. 이 대통령의 경기지사 시절 정책 부문을 담당했던 김용채 전 비서관도 인사비서관을 맡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대통령이 오래 함께 일한 측근들에게 조직의 핵심인 총무·인사 기능을 맡겨 조직을 빠르게 장악하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인공지능(AI) 정책수석에는 임문영 위원장이 내정됐습니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대통령 직속기구인 '국가인공지능위원회' 역할을 강화하고 대통령실에 AI 정책수석을 신설해 국가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를 임명하겠다고 공약을 내세웠는데요. 임 위원장은 이 대통령의 성남시장 정책보좌관, 경기지사 미래성장정책관을 거쳐 이번 대선에서 과학과혁신위원회 기획실장으로 지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한주·정진상·김용 '성남·경기 라인' 핵심
이 밖에도 정책실장에는 '성남·경기 라인'으로 좌장 격인 이한주 민주연구원장이 물망에 올랐습니다. 이 원장은 이 대통령의 성남시장 시절부터 정책을 조언해 온 정책 전문가로, 이재명표 복지정책을 설계했습니다. 일각에선 이재명정부의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자문위원회 위원장직 역할을 맡는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그 외 정진상 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도 이 대통령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이들은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 관련 주거 제한 등 법원 결정으로 공식 활동을 하고 있진 않습니다. 대통령실 홍보수석엔 이규연 전 <JTBC> 보도부문 대표가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전 대표는 이번 대선에 미래경제성장전략위원회 사회통합전략분과장과 선대위 공보특보를 역임한 바 있습니다.
또 대통령실과 국회의 소통에 주요 역할을 하는 정무수석에는 원조 핵심 측근인 김병욱 전 민주당 의원이 거론됩니다. 경기 성남 분당에서 재선 국회의원을 지낸 김 전 의원은 이 대통령의 원조 측근 그룹인 '7인회' 일원입니다. 민주당 당직자 출신으로 문재인정부에서 청와대 춘추관장을 지낸 권혁기 전 당대표 정무기획실장은 의전비서관을 맡고, 민정비서관은 이 대통령의 법률 참모였던 이태형 변호사가 맡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새 정부 첫 인선 발표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인사 문제는 소수의 몇 사람이 일방적으로 정하는 것보다는 당의 의견, 시민들의 의견, 야당과 언론 의견도 미리 들어보는 게 좋을 것 같다"면서 "그런 기회를 좀 가진 다음에 생각해보겠다"고 말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김유정 기자 pyun979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