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프라임]AI, 나 떨고 있니?

입력 : 2025-06-11 오후 5:58:24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요즘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생성형 AI를 쓰고 있는지, 쓴다면 어떤 회사 것을 쓰는지, 또 언제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대화의 주다. 활용 목적은 논문 요약부터 시장 조사, 볼 만한 OTT물 추천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인데,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각자의 관심사나 주요 업무가 무엇인지도 살짝 엿볼 수 있다. 듣고 있노라면 AI의 일상화가 생각보다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이제 검색보다 챗GPT가 편하다는 말까지 듣고 있노라면 생성형 AI에 빨리 익숙해져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다. 그닥 필요성이 느껴지지 않는 대목에서도 괜시리 AI에게 말을 걸어보는 이유다. 아직은 유용하게 쓰고 있다기보다는, AI를 써보기 위해 질문 만드는 연습을 하는 듯한 느낌이 더 강하게 들긴 하지만 말이다.
 
AI 활용의 대가가 되고 싶다는 욕심은 없지만, 그렇다고 AI도 활용 못 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은 마음. 생각해보면 얼리어댑터 혹은 IT 덕후를 제외한 보통의 우리는 이런 식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IT 서비스들에 물들어왔다. 그러다 어느 시점을 넘어서면 새 도구를 활용하지 않고서는 아예 업무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경우들이 생기기 시작한다. 이메일이 그랬고, 메신저 앱이 그랬다. 각 사회 구성원들이 모여들면서, 이들 각 서비스가 일종의 공유 플랫폼화 된 까닭이다. 더듬더듬 알아가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하지만, 일단 한번 발을 들이면, 그리고 절대 다수의 인원이 모여들기에 이르면, 시나브로 사회 전체의 일상 패턴이 변하게 되는 셈이다.
 
생성형 AI는 과연 일상을 얼마만큼이나 바꾸게 될까. 두려운 지점은 앞서 언급한 서비스들과 달리 AI의 경우 활용 능력의 차이가 생존의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는 것이다. 같은 시간, 같은 사무실, 똑같은 컴퓨터 앞에 앉아 있지만 각자의 업무 처리의 양과 질은 지금과는 비교가 안 되는 수준으로 현저한 차이를 보일 수 있다. AI가 발전을 거듭하다보면 점차 사용자의 명령에 따라 매끈한 결과물을 내놓게 될 것이고, 그 결과물을 만들어낸 과정과 노하우는 명령어를 넣은 사람만의 영업비밀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물론 AI 시대에도 결국 똑똑한 사람이 똑똑한 결과물을 만들어내게 되겠지. 유효한 질문을 던질 줄 아는 사람들 사이 진짜배기 경쟁이 펼쳐지는 가운데, 우리네 보통의 사람들은 최소한 그 경쟁판의 근처에라도 서보기 위해 처절한 눈치싸움이라도 벌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미지=MS 코파일럿 생성)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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