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온라인 유통 시장의 속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택배 업체들이 '주 7일 배송' 콘텐츠를 실시하거나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고심 역시 깊어지는 모습입니다. 현재 쿠팡이 '로켓배송'을 필두로 빠른 배송을 주도하며 업계 선두권에 위치한 가운데, 이를 추격하기 위해선 이에 버금가는 속도의 콘텐츠를 구성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공감대가 업계 전반에 형성돼 있는 상태인데요. 하지만 배송 서비스 강화에 따른 부대 비용 소요 역시 만만치 않은 점은 큰 고민거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택배 업체들은 올 들어 빠른 배송을 강화하는 추세에 있습니다. 먼저 CJ대한통운은 올해 1월 5일부터 주 7일 배송 서비스를 시작한 바 있는데요. 그간 일요일과 공휴일을 포함해 연간 70일가량은 택배를 받을 수 없었지만, 주 7일 배송 시작으로 소비자들의 편의성이 한층 높아졌습니다.
무엇보다 CJ대한통운 측은 일부 플랫폼에서만 가능했던 휴일 배송 보편화로 이커머스 업체들은 자체적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고도 주 7일 판매 및 배송이 가능해진 점을 큰 의의로 꼽았습니다.
한진도 올해 4월 27일부터 수도권 및 지방 주요 도시 일부에서 주 7일 배송의 시범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한진 역시 주 7일, 당일 배송 서비스를 원하는 이커머스 업계의 목소리를 반영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 밖에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나머지 택배 업체들도 주 7일 배송 도입에 대해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문제는 주 7일 배송 도입에 따른 진통 역시 만만치 않다는 점입니다. 모험을 담보한 신사업이다 보니 초기 비용 부담이 상당하고, 이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탓인데요.
실제로 CJ대한통운은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매출이 2조99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1.9% 감소한 85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 여파도 있지만, 올해부터 시작한 주 7일 배송 서비스 시행 초기 운영 안정화를 위한 원가 반영 여파가 영향을 미쳤습니다.
기업과 택배 기사들의 파열음이 커지고 있는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입니다. 특히 한진의 경우 택배노조가 주 7일 배송이 일방적으로 성급하게 이뤄졌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는 상태인데요. 한진과 노조는 추가 수수료 지급 보장, 주 5일 근무 보장, 휴일 배송 자율적 참여 보장 등 안건에 대해 논의하고 있지만 좀처럼 교섭에 속도는 붙지 않고 있습니다.
아울러 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는 휴일 추가 수수료 인상 문제 등과 관련해 대리점연합회와 교섭을 중단하고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조정을 신청했는데요. 택배노조와 연합회는 지난 1월 기본 협약을 맺은 이래 협상을 해왔지만, 휴일 추가 수수료 인상 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계속 평행선을 달렸습니다.
다만 이 같은 우려에도 이커머스 산업의 확장과 빠른 배송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니즈가 보편화됨에 따라, 중장기적 측면에서 7일 배송 콘텐츠는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택배 시장에 있어 주 7일 배송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이는 사실상 모든 소비자들이 주말에 배송을 받길 원하기 때문"이라며 "초기 투자에 따른 성장통이 발생할 수 있지만 업체들 입장에서 이 경쟁에 뒤늦게 뛰어들 수는 없는 일이다. 오히려 기업들은 빠른 경쟁 대열에 합류해야, 중장기적 측면에서 배송 경쟁력 강화를 기대할 수 있다. 최근 진통은 어느 정도 감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서울의 한 한진택배 택베 센터 전경.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