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올해 서울 아파트 일반분양 물량이 4년 만에 최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이재명 정부가 집값 안정화를 위한 명확한 공급 확대 로드맵을 제시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 연말까지 서울 아파트 일반분양 예정 물량은 총 7358가구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전년(1만149가구) 대비 약 28%가 줄어든 수치입니다. 2021년(2960가구) 이후 4년 만의 가장 적은 물량이며, 최근 10년 내 기록으로 봐도 2021년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올해 분양 물량 감소로 서울의 공급 부족은 한층 심화할 전망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 인구는 우리나라 총 인구의 18.2% 차지했지만 아파트 신규 분양 물량은 전국 물량의 6%에 불과했습니다. 수요는 높고 공급이 부족해 서울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연속으로 두 자릿수 이상 1순위 경쟁률을 기록 중입니다.
지난달 마감한 고척 푸르지오 힐스테이트는 청약 1순위 결과 262가구 공급에 총 3543건이 접수돼 평균 13.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최고 경쟁률은 12가구 공급에 448건이 접수돼 37.3대 1을 기록한 전용 59㎡A타입이었습니다. 서초구 방배동 '래미안 원페를라' 전용 59㎡ A, B 타입 1순위 청약 경쟁률은 약 300대 1을 기록했습니다.
(자료=부동산R114)
그동안 미뤄졌던 서울 알짜 부지에 분양이 하반기부터 속속 이뤄지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송파구 신천동 '잠실르엘'은 6~7월 중 분양이 예상됩니다. 현재 송파구청이 심의 일정을 조율 중으로 분양가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인 만큼 시세보다 10억원 이상 낮은 가격에 공급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7월에는 성동구 성수장미 아파트를 재건축한 성수동 '오티에르 포레'가 분양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총 287가구 중에 88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입니다. 성수동에서 약 8년 만에 일반분양 아파트가 나오는 만큼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분양가는 전용 84㎡ 기준 25억원 안팎으로 예상됩니다. 이 밖에 서초 신동아를 재건축한 서초구 서초동 '아드로드 서초' 역시 8월 분양이 예정돼 있으며,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로 3.3㎡당 분양가는 7000만원대로 거론됩니다.
청약 경쟁이 과열되고 분양가가 오르면 주변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16일 발표한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4568만3000원으로 한달 전보다 18만5000만원(0.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향후 제로에너지건축물 의무화 제도와 공사비 상승 등으로 분양가는 더욱 치솟을 전망입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대표는 "강남 재건축이나 공공택지를 제외하고는 제대로 된 분양 물량이 많이 나오기 어려운 데다 공사비까지 오르고 정비사업은 조합원과 갈등으로 공급에 난항을 겪고 있다"면서 "이런 상태를 방치하면 분양 물량, 입주 물량 급감은 불가피하고 전세 가격이 올라가면서 결국 매매가격을 자극할 우려도 있기 때문에 정부의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