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코드를 대신 짜주는 '바이브 코딩'이 국내외 IT 업계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AI가 프로그래머 역할을 대신해 개발자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데요. AI는 도구일뿐 궁극적으로 개발자를 대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존재합니다.
최근 IT 업계에서는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이 새로운 프로그래밍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바이브 코딩은 개발자가 직접 코드를 작성하는 대신, 자연어 기반 대화를 통해 거대언어모델(LLM)이 코드를 생성해 주는 방식인데요. 이를 활용해 비개발자도 프로그램 코드를 짤 수 있고, 개발 비용과 시간을 아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시장 성장 가능성을 본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발 빠르게 AI 코딩 도구를 내놓으며 시장 선점에 나섰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깃허브 코파일럿을, 구글은 줄스를, 오픈AI는 코덱스 등을 출시한 바 있는데요.
최근에는 국내 IT 기업까지 가세했습니다.
삼성에스디에스(018260)(삼성SDS)는 생성형 AI 플랫폼 패브릭스에 코드 자동 변환 기능을 추가했고,
엘지씨엔에스(064400)(LG CNS)도 전체 개발 과정을 자동화한 AI 코딩 플랫폼 데브온 AI 드리븐 디벨롭먼트를 선보였습니다. SK AX 역시 자체 개발한 소형언어모델(sLLM)을 통한 AI 코딩 어시스턴트로 코드 자동완성, 지능형 코드 제안, 주석 생성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국내외 기업들이 AI 기반 코딩 어시스턴트를 출시하자 일각에서는 AI가 프로그래머 역할을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개발자 출신인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최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대선 이후 한 달 정도 바이브 코딩을 접해봤다고 전하며 "아이디어는 있는데 개발 환경 세팅이 귀찮았던 40~50대에게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면서도 "한편으로는 30년간 대한민국 IT산업을 떠받쳐온 개발자 수급 구조가 무너지는 조짐이 보인다"고 짚었습니다.
업계에서는 AI가 개발자 인력을 대체할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LLM으로 코드를 생성하더라도 이를 유지·보수하지 못하면 완성된 코드 볼 수 없다"라며 "단순한 코드는 AI가 작성하더라도, 이를 관리할 개발자 인력 수요는 여전히 존재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코딩 어시스턴트는 개발자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도구가 될 것"이라면서도 "관련 지식이 없는 사용자가 활용할 경우, 수정 과정에서 코드가 오히려 길어지고 꼬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AI가 논리적 오류를 포함한 코드를 생성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단순히 코딩 라이브러리 페이지에서 코드를 복사하거나 붙여 넣는 수준이라면 간단한 프로그램 구축 수준에 그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결국 현재의 바이브 코딩은 생산성을 높이고 개발 진입 장벽을 낮추는 '보조 수단'에 가깝다는 지적인데요. 구글도 AI 어시스턴트가 사람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사이먼 토쿠미네 구글 랩스 디렉터는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조선 팰리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코드 에이전트 줄스를 소개하며 "AI는 창작자가 새로운 길을 탐색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도구일 뿐, 창작물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블룸버그 테크 컨퍼런스에서 "나도 바이브 코딩을 즐기고 있지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인력을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AI는 여전히 기본적인 실수를 하고,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핵심은 인간이다"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