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중국 기업이 OLED 시장에 진출하면서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추격전이 치열한 가운데, OLED TV 시장에서 절대적 입지를 구축한 LG디스플레이의 행보에 이목이 쏠립니다. 갤럭시라는 든든한 매출처가 있는 삼성디스플레이나 ‘애국 마케팅’을 바탕으로 내수를 붙잡은 중국과 달리 기댈 곳은 기술력뿐인 상황에서 나름 선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디스플레이 업계의 ‘성수기’로 꼽히는 하반기를 지나면서, LG디스플레이의 실적이 반등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LG디스플레이의 4세대 OLED. (사진=LG디스플레이)
최근 OLED 업계는 중국 가전업체들의 시장 진출로 경쟁이 심화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관세정책으로 주력 제품인 LCD의 ‘저가’라는 장점이 상실되면서, 중국 기업들이 OLED로 시선을 돌린 까닭입니다. 지난 10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OLED 패널 점유율에서 중국 기업(BOE 15%, 비전옥스 14%, CSOT 9%)들은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에버디스플레이와 티안마 등까지 포함하면 50%에 육박했습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점유율의 등락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분기 대비 1% 오른 37%를 기록해 1위를 수성했습니다. 비전옥스와 CSOT는 각각 점유율이 1%, 2%씩 올랐고, BOE는 15%를 유지했습니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유일하게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다만, 이는 점유율을 보장할 확실한 매출처가 부재한 데 따른 결과라는 것이 업계 중론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는 갤럭시 시리즈가 있어 매출이 보장된다. 중국 기업들은 정부의 보조금 정책과 애국주의를 바탕으로, 내수시장의 뒷받침을 받고 있다”며 “LG디스플레이는 그런 뒷받침이 없는 상태로 순위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최근에는 대형 OLED 패널 수요가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OLED TV 패널에서 선두 위치에 선 LG디스플레이에도 호재가 예상됩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글로벌 OLED TV 패널 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의 내년 점유율이 85%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SK증권은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사업부(WOLED) 물량은 견고하게 증가하고 있으며, 하반기 감가상각 종료에 따른 이익률 대폭 개선, 라인업 확장 정책에 따른 출하량 확대가 예상된다”고 했습니다.
내부적으로도 기술력을 대폭 강화하는 등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 6월에는 파주 생산설비에 1조2600억원을 투자해 OLED 신기술 개발 및 생산에 착수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최근에는 4세대 OLED 패널이 응용 안전 과학 분야의 글로벌 리더인 ‘UL 설루션즈’로부터 ‘완벽한 콘텐츠 재현력’ 검증을 획득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디스플레이 업계의 성수기인 하반기를 지나면서 ‘턴어라운드’ 기대감도 나오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관계사의 신제품 출시나 블랙프라이데이 등 프로모션이 하반기에 많이 몰려 있다”며 “완제품을 판매하는 세트사의 TV가 많이 팔리면 패널을 만드는 업체도 수혜를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