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고 오래가는 ‘꿈의 배터리’…K-배터리 주도권 경쟁

개발 시점 앞당긴 SK온…삼성SDI, 27년 상용화
CATL와 BYD 등 중국 배터리 업체 속도전 가세

입력 : 2025-09-17 오후 2:12:10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K-배터리 3사가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 일정을 앞당기며 차세대 배터리 시장 선점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습니다. 전기차 수요 둔화 속에서도 차세대 라인업 확보에 속도를 내야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는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해 안전성과 수명이 뛰어난 것이 특징입니다.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규모 배터리 산업 전문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5’ 현장에 전시된 SK온의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사진=SK온)
 
SK온은 대전 유성구 미래기술원 내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플랜트를 지난 16일 준공했습니다. 4628㎡(약 1400평) 규모의 신규 라인에서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해 2029년에 상용화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는 회사가 세운 기존 목표보다 1년 앞당긴 일정입니다. 
 
우선 SK온은 에너지 밀도 800Wh/ℓ(와트시리터)인 전고체 배터리를 상업용으로 공급하는 방안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장기적으로는 에너지 밀도를 1000Wh/ℓ까지 높인다는 계획입니다.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액체 전해질 대신에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배터리입니다. 
 
수원연구소에서 황화물계 전고체 연구를 진행하고는 삼성SDI는 국내 3사 중 가장 빠른 2027년을 상용화 시점으로 잡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충북 오창 공장에 파일럿 라인을 구축해 2030년부터 황화물계 전고체 양산을 추진한다는 계획입니다. 
 
국내 기업뿐 아니라 중국도 경쟁에 적극적입니다. 세계 1위 CATL은 2027년 전고체 소량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비야디(BYD) 역시 2027년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시범 생산을 시작하며, 이를 자사 고급 브랜드인 양왕과 덴자 일부 모델에 우선 탑재할 계획입니다. 
 
한국과 중국이 앞다퉈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시점을 내세워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는 건 배터리 산업 지형을 뒤바꿀 기술로 꼽히기 때문입니다.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고체 배터리 시장 규모는 2022년 2750만달러(약 400억원)에서 2030년 400억달러(약 58조원)로 급성장할 전망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전고체는 단순한 차세대 제품이 아니라 배터리 산업 지형을 뒤바꿀 기술”이라며 “주도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다만, 상용화까지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습니다. 전고체는 제조 공정의 수율과 원가 개선 등이 걸림돌로 꼽힙니다. 특히 황화물계는 원료 취급과 공정 안전성에서 기술적 난제가 있습니다. 업계는 파일럿 단계를 통해 수율을 높이고 소재 공급망을 확보한다는 계획입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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