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 대미 투자금 3500억달러는 '선불'"

대미 투자 펀드 운영 방식 이견 속 '선불' 못 박아
"10월부터 대형 트럭·의약품 등에 25~100% 관세"

입력 : 2025-09-26 오전 10:12:1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무역 합의에 따라 한국이 미국에 투자할 금액이 3500억달러(약 490조원)이며 "그것은 선불(up front)"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투자 방식 등을 놓고 한미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발언으로, 무역 합의에서 해당 투자금이 한국 관세 인하의 전제 조건임을 다시 한번 못 박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 합의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그동안 다른 나라들로부터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잘해 나가고 있다. 이렇게 잘한 적은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는 "모든 것은 관세와 무역 합의 덕분이다. 한 사례로 우리는 9500억달러가 들어오고 있다. 예전에는 전혀 받지 못했던 돈"이라면서 "아시다시피 일본으로부터 5500억달러, 한국으로부터 3500억달러를 받는다. 그것은 선불"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우리는 관세를 통해 엄청난 돈을 받고 있다. 이런 일은 전에 없던 일"이라며 "어느 나라도 이런 걸 본 적이 없다"고 자찬했습니다. 9500억달러 발언은 유럽연합(EU)의 사례를 거론한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한·미는 지난 7월30일 무역 협상에서 미국이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한국이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추진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러나 투자금 구성과 이행 방식 등을 두고는 여전히 이견이 남아 있습니다. 미국은 현재 3500억달러 전부에 대한 현금 투자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우리 정부는 통화스와프 등 안전장치 없이는 불가하다는 입장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통화스와프 없이 미국이 요구하는 방식으로 현금 투자한다면 한국은 1997년 금융위기 때와 같은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0월1일부터 외국산 대형 트럭, 주방 수납장, 욕실 세면대, 가구 등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더불어 미국에 생산시설을 짓지 않은 제약사의 의약품에는 100% 관세를 매기겠다고도 했습니다. 그는 이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우리의 대형 트럭 제조업체들을 외국의 불공정한 경쟁으로부터 보호하겠다"며 "10월1일부로 전 세계 다른 지역에서 제조된 모든 대형 트럭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피터빌트, 켄워스, 프레이트라이너, 맥트럭스와 같은 미국의 대형 트럭 제조업체들은 외부의 맹공으로부터 보호받게 될 것"이라며 "트럭 운전자들이 재정적으로 튼튼하고 강인해야 한다. 무엇보다 국가 안보 차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주방 수납장과 욕실 세면대에는 50%, 소파 등 천으로 덮인 가구에는 3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도 밝혔습니다. 그는 "외국에서 대규모로 미국으로 유입되는 제품들은 불공정한 관행"이라며 "이를 통해 미국 제조업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국가 안보 및 기타 이유로 미국 제조업 기반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의약품 관세를 예고하며 외국 제약사들의 미국 내 투자를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10월1일부터 제약사가 의약품 제조 공장을 미국에서 건설 중이지 않을 경우 모든 브랜드나 특허 의약품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건설 중'이라는 말은 착공 또는 건설을 진행 중이라는 의미다. 건설이 이미 시작된 경우에는 의약품에 대한 관세가 부과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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