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 석화 부진 속 나홀로 3분기 ‘반등’

3분기 영업익 893억원…전년비 37%↑
NCC 미보유·고부가 제품 집중이 요인
생산능력 확충·친환경 기술에도 집중

입력 : 2025-10-09 오후 1:08:37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중국발 공급 과잉의 여파로 올해 3분기에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금호석유화학은 업황 역풍 속에서도 비교적 견조한 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주요 석유화학사 가운데 유일하게 나프타분해시설(NCC)을 보유하지 않아 원가 부담과 가격 하락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고 있으며, 합성고무 등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가 실적 방어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금호피앤비화학 공장 전경 (사진 = 금호석유화학)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7% 증가한 893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전반적인 석유화학 업황 부진 속에서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2분기에는 매출 1조7734억원, 영업이익 652억원을 기록하며 매출 대비 수익성이 다소 낮았으나, 3분기 들어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면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등 주요 석화기업들은 3분기에도 적자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각 증권사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LG화학의 석유화학 부문은 소폭 흑자 전환 혹은 소규모 적자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입니다. 롯데케미칼은 약 1323억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되며, 한화솔루션 또한 석유화학 부문에서 300억~500억원 안팎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금호석유화학의 실적 선방 배경으로는 ‘NCC 미보유’라는 구조적 특성이 지목됩니다. 대부분의 국내 석화기업들은 나프타를 열분해해 에틸렌·프로필렌 등 기초유분을 생산하는 NCC(업스트림) 공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중국의 NCC 증설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기초 소재의 자급률 상승과 수출 경쟁 심화로 인해 업스트림 중심 기업들은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압박을 직격으로 받게 됐습니다.
 
반면 금호석유화학은 이러한 구조에서 벗어나 다운스트림 공정에 집중해왔습니다.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합성고무 등 고부가 정밀화학 제품 위주로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며 안정적인 원가 체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금호석유화학 중앙연구소 연구원들이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다. (사진=금호석유화학)
 
특히 금호석유화학은 합성고무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을 기반으로 고부가 제품 비중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습니다. 전기차용 고성능 타이어 소재인 SSBR(특수합성고무)과 의료·산업용 장갑 원료로 사용되는 NB라텍스(니트릴부타디엔라텍스) 등이 대표적입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일시적으로 둔화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회사는 타이어 성능과 연비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맞춤형 합성고무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생산능력 확충도 진행 중입니다. 금호석유화학은 여수 고무공장의 SSBR 생산설비(연 12만3000톤)에 3만5000톤 규모를 추가 증설하는 공사를 연내 완료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다양한 제품 등급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를 강화하고 있으며, 특히 전기차용 고성능 타이어에 적용되는 SSBR 기술 고도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금호석유화학은 친환경 기술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습니다. 사탕수수 등 바이오 원료에 고기능화 기술을 접목해, 친환경성과 타이어 성능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신소재 합성고무의 파일럿 제조 기술을 확보했습니다. 또 합성고무 생산 과정에서 에너지 소비와 탄소 배출을 줄이는 ‘탈솔벤트(DEVO)’ 공정을 연구 중입니다. 해당 공정이 상업화되면 에너지 절감과 탄소 저감 효과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업계 안팎의 경영 환경이 쉽지 않은 상황인 만큼, 내부적으로는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과 친환경 제품에 대한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외부적으로는 주요 고객사와의 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등 안정적인 수익성 유지를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실적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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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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