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아이폰17 에어 모델의 중국 흥행으로 ‘초슬림폰’ 영역에서 애플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아이폰에 비해 자사의 슬림폰 모델인 갤럭시S25 엣지의 국내외 판매가 저조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차기 슬림폰 출시를 진행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마저 흘러나옵니다. 갤럭시의 중국 내 점유율은 줄곧 하향 추세인 데다, 국내에서도 슬림폰인 엣지의 인기가 시원치 않은 까닭입니다.
서울 마포구 삼성스토어 홍대에서 시민들이 갤럭시 S25 엣지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23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폰17 에어는 중국 시장에서 매진 행렬을 이어갔습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아이폰17 에어는 지난 17일 오전 9시 사전판매 시작 이후 불과 몇 분 만에 매진됐습니다. 아울러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의 모든 오프라인 매장과 톈진 등 다른 도시에서도 아이폰17 에어가 매진됐다고 전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및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초기 10일간 아이폰17 시리즈의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아이폰17 에어의 판매량은 아이폰16 플러스보다 14% 증가했습니다. 다만 미국 시장의 경우 아이폰 17 프로 맥스 모델이 가장 강력한 수요 증가를 보이고 있다고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설명했습니다.
반면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슬림폰 판매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중국 시장 점유율이 낮은 탓입니다. 지난 2분기 기준 애플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15%로 나타난 반면,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0~1% 안팎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갤럭시S25 엣지의 국내 판매량도 부진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나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갤럭시S25 엣지의 판매량은 131만대로 추정됩니다. 이는 지난 1월 공개된 갤럭시 S25 시리즈의 4개월간 판매 규모가 기본형 486만대, 플러스 317만대였던 점과 대비됩니다.
이에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내년 내놓을 갤럭시S26 시리즈에 엣지 모델을 출시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존처럼 ‘일반·플러스·울트라’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유지한다는 겁니다. 다만 갤럭시 S25 엣지가 기존 S25 시리즈와 따로 출시된 만큼, S26 시리즈에서도 같은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업계는 초슬림폰이 부진한 가장 큰 이유로 얇은 두께를 위해 성능을 포기했음에도 높은 가격이 책정된 점을 들었습니다. 갤럭시S25 엣지는 5.8㎜로 두께를 줄이는 대신 배터리 용량이 1000mAh 정도 줄었습니다. 출고가는 149만6000원부터 시작되는데, 이는 갤럭시S25 울트라(169만8400원)와 겨우 20만원 차이입니다. 결국 얇고 가벼운 디자인보다 부족한 성능과 비싼 가격에 소비자들이 반응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초슬림폰 모델이 아직 단종된 것은 아니고, 판매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 “무엇인가를 확정지어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