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LS그룹, 지분매각 다음 카드는 IPO…유동성 확보 총력전

계열사 매각으로 오너일가 700억원 확보
향후 LS 지분 매입 활용 가능성 높아
전력·소재 중심 투자 확대로

입력 : 2025-10-30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5년 10월 28일 15:3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규리 기자] LS(006260)그룹이 복합적인 자금조달 압박에 직면하면서 유동성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오너일가는 LS에코에너지 지분 매각으로 700억원가량 현금을 확보했지만 외부 경영권 개입 견제와 함께 전력망 투자와 해외 광산 개발 등 그룹 차원의 자금 수요가 확대되면서 추가 자금 조달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중복상장 논란에도 불구하고 LS에식스솔루션즈(이하 에식스)의 연내 코스피 상장을 다시 추진해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LS)
 
현금 확보전 가속…그룹 단위 유동성 압박
 
28일 재계에 따르면 LS그룹은 올 들어 일부 계열사 지분 매각과 상장 추진을 적극적으로 병행하며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 16일 구자은 LS그룹 회장을 포함한 총수 일가 8명은 보유 중이던 LS에코에너지(229640) 주식 193만여주(지분율 6.3%)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로 전량 처분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규제 영향으로 주가가 급등한 시점에 매각이 이뤄지며 총수 일가는 약 700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확인된다.
 
LS 측은 <IB토마토>에 “(오너일가의 지분 매도는) 공시 내용에 따라 LS 계열사 지분 매입 목적”이라며 “구체적인 사용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룹은 상반기 중단됐던 에식스 상장을 연내 완료하기 위해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각 사업 부문별 독립성을 확보하고 외부 자본 유입 통로를 넓히려는 전략이다. LS그룹이 잇따른 논란에도 빠르게 움직이는 배경에는 외부 세력 견제와 미래 투자 재원 마련이라는 두 가지 과제가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호반건설은 지주사 ㈜LS 지분 3% 이상을 매입했고, 호반그룹 우호세력으로 알려진 하림그룹 계열 팬오션도 LS 주식 7만6000여주(0.24%)를 추가 확보했다. 양사 지분율은 합산 3.24%에 불과하다. 그러나 추가 매입 가능성이 남아 있어 총수 일가가 방어 자금을 미리 확보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재 호반의 지분율이 당장 위협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과거 한진칼 사례나 호반의 공격적 투자 행태를 고려하면 LS 역시 안정적인 현금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투자 확대 속 자회사 상장 추진 지속할까
 
LS그룹은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과 대규모 설비투자를 병행하며 자금 운용 구조를 전면 재정비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라 에식스의 전기차용 특수권선 사업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투자 여력 확대가 필수적이다.
 
LS MnM은 약 1조8000억원을 투자해 2027년 울산 공장을 준공하고 2029년 새만금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전구체 핵심소재인 황산니켈을 연간 6만2000 규모로 양산한다는 목표다. LS(006260)전선은 해저케이블 생산설비 증설과 북미 전력망 사업 진출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확장세 속에서 차입 규모도 증가하고 있다. LS의 올 상반기 연결 기준 현금성자산은 1조8681억원으로 여유가 있지만 단기차입금은 5조228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1.79% 늘었다. 부채비율은 200% 수준까지 높아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LS그룹은 공격적 성장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 자금 조달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에식스 상장을 통해 그룹은 대규모의 현금 유입을 기대하고 있다. 에식스는 1930년 미국 포드의 권선 사업부에서 출발한 글로벌 와이어 제조기업으로 LS가 2008년 약 1조원을 투입해 인수했다. 전기차용 특수권선 부문 세계 1위다. 기업가치가 2조원을 인정받을 경우 5000억원 이상 자금이 유입될 전망이다.
 
 
 
다만 중복상장 논란은 여전히 부담으로 남는다. 에식스는 LS→LS아이앤디→슈페리어에식스→에식스솔루션즈로 이어지는 4단계 지배구조 아래 있다. 상장사인 LS의 연결 실적 일부를 차지하고 있어 모회사 주가 희석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에 LS 측은 거래소와의 사전 협의 과정에서 이번 상장이 물적분할 방식이 아니라 해외에서 인수한 자회사를 국내 시장에 재상장하는 구조라는 점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진다. 또 에식스솔루션즈의 LS 연결 이익 기여도가 5~8% 수준에 불과해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LS그룹은 에식스 예비심사 절차가 마무리되면 LS이링크, LS파워솔루션 등 주요 계열사 상장도 순차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에식스는 이르면 다음 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며,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대표 주관을 맡는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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