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HBM전쟁)②SK하이닉스vs삼성전자, CAPEX 전면전

SK하이닉스 청주·용인 공장…삼성은 평택P4로 승부수
관세 변수에 해외 투자 압박…100조~120조원 추가 부담 예상

입력 : 2026-02-13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6년 02월 11일 17:1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인공지능(AI) 산업 확산으로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물량 확보와 기술 주도권 경쟁을 전면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번 경쟁은 단순한 생산 물량 싸움에 그치지 않고 생산기지 전략과 자본적지출(CAPEX), 나아가 주주환원 정책 전반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반도체 골든타임을 맞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전략을 중심으로 K-테크의 기술 경쟁력과 향후 전략적 방향성을 점검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IB토마토 김규리 기자]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에 발맞춰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의 생산기지 인프라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주도권이 기술과 초기 물량을 넘어 생산 능력과 공급 안정성으로 확장되면서, 양사는 국내외 거점을 축으로 대규모 설비투자(CAPEX)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HBM 수요 확대 국면에서 공급망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한 선제적 투자 경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SK하이닉스의 청주 M15X 조감도(왼쪽)와 삼성전자의 평택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출저=각 사)
 
SK하이닉스, 청주·용인 중심으로 생산 기반 확대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HBM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청주 생산기지를 중심으로 생산 구조 재편에 나섰다. 회사는 최근 첨단 패키징 전용 팹인 P&T7에 대한 신규 투자를 결정했다. P&T7은 전공정 팹에서 생산된 반도체 칩을 제품 형태로 완성하고 품질을 최종 검증하는 후공정 핵심 시설로, HBM을 포함한 AI 메모리 제조에 필수적인 인프라로 꼽힌다. 해당 공장은 오는 4월 착공해 2027년 말 완공을 목표로 내걸었다.
 
SK하이닉스는 국내 생산기지를 중심으로 중장기 HBM 공급 능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핵심 축은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청주 공장이다. 회사는 2027년 램프업을 목표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공장의 생산 기반을 단계적으로 확충하는 한편, 청주 M15X를 중심으로 차세대 메모리 양산 준비를 병행 중이다.
 
올해 말 HBM 전용 라인이 구축된 청주 M15X 공장이 가동을 앞두면서 본격적인 공급망 확보에 한발 앞설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갈 경우 월 최대 9만장(웨이퍼 기준) 수준의 HBM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HBM4 패키징 공간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M15X 공장에 투입되는 설비 투자 규모만 2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올해 M15X 가동 확대와 함께 엔비디아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 출시 시점에 맞춰 HBM4 생산량도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HBM 경쟁에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어드밴스트 패키징 역량 확보에도 힘을 싣고 있다. 청주 P&T7 공장과 미국 인디애나 패키징 공장 설립을 통해 웨이퍼 생산부터 패키징까지 수직 계열화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고객사 락인을 공고히 하고 공급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SK하이닉스 측은 <IB토마토>에 “HBM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청주 M15X 팹 램프업 시기를 최대한 앞당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평택 4공장 중심…해외 투자는 변수
 
삼성전자는 대규모 선제 투자를 통해 반격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핵심은 평택과 미국 테일러 공장이다.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 4공장(P4)에 HBM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한 신규 라인 설치를 진행 중이며, 향후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아우르는 첨단 생산 거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HBM4 이후 세대를 염두에 둔 중장기 생산 인프라 확보 차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 측은 <IB토마토>에 “평택 4공장 가동 시점은 당초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정부 내에서 미국 반도체 관세 이슈가 다시 부각되면서 양사의 투자 전략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에 약 370억달러, 오스틴 공장 증설에 19억달러 등 총 389억달러(약 57조원)를 투자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미국 인디애나주에 첨단 패키징 공장을 설립하는 데 41억달러(약 6조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 중이다.
 
반면, 대만의 TSMC가 미국에 총 1650억달러(약 241조원), 마이크론이 2000억달러(약 292조원)에 달하는 제조·연구개발(R&D) 투자를 약속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업체 간 투자 경쟁도 한층 가열되는 양상이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관세 리스크 대응과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해외에 추가로 투입해야 할 투자금 규모가 100조~120조원 수준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국내 투자는 정책적으로 우호적인 환경이지만, 해외 생산 거점 확대는 관세와 비용 부담이라는 이중 변수를 동시에 안고 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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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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