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DS)의 부활에 힘입어 3분기 영업이익 12조1661억원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습니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D램 수요가 늘어난 데다, 적자를 이어가던 파운드리가 연이어 빅테크 기업을 수주하며 반등한 성과입니다. 직전 분기 DS부문의 저조한 실적으로 영업이익이 4000억원에 그쳤던 것과 대조되는 결과로, 메모리 반도체 분야가 ‘슈퍼 사이클’에 접어든 만큼 이러한 호조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입니다.
삼성전자. (사진=뉴시스)
삼성전자는 30일 올해 3분기 매출액 86조61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전년 동기 매출은 8.8%, 영업이익은 32.5% 늘어난 실적입니다. 당기순이익은 12조225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1.4% 늘어났습니다.
실적 반등을 이끈 것은 반도체 부문이었습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DS부문은 매출 33조1000억원, 영업이익 7조원을 기록하며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습니다. 직전 분기에는 미국의 제재로 중국 시장 진출이 제약받는 등 불확실성이 확대돼 영업이익이 4000억원대에 그쳤으나, 이번 분기에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확대에 따라 HBM3E를 비롯한 메모리 수요가 급증한 것이 반등의 계기가 됐습니다.
파운드리 부문의 실적 개선도 전체 반등에 힘을 보탰습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파운드리는 첨단 공정을 중심으로 분기 최대 수주 실적을 거뒀습니다. 최근 애플과 테슬라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으로부터 잇따라 주문을 확보하며, 고객 유치 성과가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모바일과 가전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도 매출 48조4000억원, 영업이익 3조5000억원을 기록하며 상승세에 한몫했습니다. 특히 모바일경험(MX)에서 갤럭시Z 플립·폴드 7 등의 신제품의 판매 호조로, 관세 불확실성 등에도 전년 대비 성장한 양상을 보였습니다.
영상디스플레이(VD)에서는 TV 시장 수요 정체와 경쟁 심화로 지난 분기보다 소폭 하락했습니다. 다만 OLED와 대형 TV 등 프리미엄 제품에서는 견고한 판매 실적을 보이면서 반등의 여지를 남겼습니다.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계속되면서, 향후 전망에도 청신호가 켜졌습니다. 최근 삼성전자는 오픈AI가 추진하는 대규모 AI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에 협력하기로 한 상태로, 이미 생산량을 초과한 공급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하이닉스 회장과 만나 웨이퍼 기준 현재 전 세계 생산능력의 두 배가 넘는 규모(월 최대 90만장)의 HBM을 요청했습니다.
나아가 4분기도 반도체 분야를 중심으로 상승 기류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는 “AI 투자 확대로 반도체 경기 호조가 지속될 것”이라며 “특히 HBM4 수요 또한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1c(10나노급 6세대) 캐파(CAPA·생산 능력) 확대를 통해 적극 대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