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국내 상장사들의 기업지배구조 수준이 전반적으로 개선됐지만 자산 규모에 따른 이행 격차는 여전히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거래소 점검 결과 올해 핵심지표 평균 준수율은 55.3%로 지난해보다 상승했으나 자산 2조원 이상 기업과 5000억~1조원 기업 간 준수율 차이는 28%포인트 이상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이사회 다양성·감사기구 소통·배당정책 공시 등 주요 지표에서 규모별 격차가 50%포인트 이상으로 나타나 거버넌스 양극화가 더 뚜렷해졌습니다.
20일 한국거래소의 '2025년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점검 및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4 사업연도 기준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를 공시한 기업은 자산총액 5000억원 이상 상장사 541곳과 자율공시 기업 8곳 등 총 549곳으로 집계됐습니다. 거래소는 6~8월 보고서 기재 사항을 점검해 오류가 확인된 31개 기업에 정정신고를 요구했으며 해당 기업들은 모두 기한 내 보완을 완료했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핵심지표 평균 준수율은 55.3%로 전년(51.2%)보다 4.1%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전자투표 도입률(80.2%)과 주주총회 분산 개최 비중(70.9%)이 늘어나 주주 의결권 행사 환경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그러나 기업 자산 규모별 이행 수준 차이는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의 핵심지표 준수율은 67.1%, 1조~2조원 기업은 51.3%, 5000억~1조원 기업은 38.6%로 집계됐습니다.
지표별 차이는 더욱 뚜렷했습니다. 내부감사기구와 외부감사인이 분기별 회의를 개최한 비중은 2조원 이상 기업이 84.1%였지만 5000억~1조원 구간 기업은 30.3%에 그쳐 53.8%포인트의 차이를 보였습니다. 이사회 성별 다양성 준수율도 80.9%와 27.5%로 53.4%포인트, 배당정책·배당계획을 연 1회 이상 통지한 비중은 66.8%와 19.7%로 47.1%포인트 차이가 발생했습니다. 이사회 과반 사외이사 선임(55.7%)과 성별 다양성 확보(53.0%) 등 독립성·다양성 지표도 추가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감사기구 구성 지표는 상대적으로 높은 준수율을 보였습니다. 내부감사기구에 회계·재무 전문가가 존재하는 비중은 87.9%, 경영 관련 주요 정보에 내부감사 접근 절차를 마련한 기업은 98.6%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독립된 내부감사부서 설치율은 48.0%, 외부감사인과 분기별 회의 개최율은 62.6%로 운영 수준에선 뚜렷한 한계가 드러났습니다.
주주총회 운영 역시 개선 흐름을 보였습니다. 주총일과 소집공고일 간 평균 기간은 21.9일로 지난해 20.6일보다 1.3일 늘어났습니다. 사외이사 직무 지원 인력 배치율은 90.7%, 사외이사 교육 실시율은 80.0%로 나타났습니다.
한국거래소는 "내년부터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의무 공시 대상이 코스피 상장사 전체로 확대된다"며 "안내자료 제공, 보고서 작성 관련 1대1 컨설팅, 교육 등 기업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