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부터 철강까지 '경고등'…IMF, 콕 집어 '구조개혁'

산업연 "반도체 의존성 강화, 장기적 우려"
IMF "국가·품목 의존도 높아…다변화 필요"

입력 : 2025-11-24 오후 11:00:00
[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한국 수출에서 반도체 쏠림이 심해지는 사이, 자동차·철강 등 다른 주력산업은 중국의 생산 확대와 미국·유럽연합(EU) 규제 변화로 경쟁력이 약해지고 있습니다. 제조업 전반의 불균형이 확대되는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은 잠재성장률 3% 달성을 위해서는 구조개혁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반도체 수출 증가폭 '둔화'…자동차도 타격 '불가피'
 
산업연구원(산업연)은 24일 펴낸 '2026년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의 올해 연간 수출이 작년보다 2.5% 증가한 7005억달러(약 1034조원)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반면 내년에는 올해보다 0.5% 감소한 6971억달러(약 1029조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글로벌 경기 부진과 교역 둔화, 전년 호실적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입니다.
 
미국 관세 인상의 효과가 아직 본격적으로 나타나지 않은 데다, 인공지능(AI) 중심의 정보통신기술(ICT) 경기 호조의 지속 여부, 주요국 재정·통화정책 변화로 인한 금융시장 변동성은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입니다.
 
산업별로 살펴보면 반도체 수출은 성장 흐름을 유지하겠지만, 올해와 같은 두 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가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산업연은 "AI 투자가 이어지면서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더블데이트레이트5(DDR5) 등 고부가 제품의 수출 증가세가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기저효과와 수요 안정화로 수출 증가 폭은 올해 16.6%에서 내년 4.7%로 줄어들 전망"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주력 업종인 자동차는 내년 수출액이 0.6% 감소해 올해와 비슷한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는 자동차 수요가 5~1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자동차는 품목 관세가 15%로 확정되며 불확실성은 줄었지만,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이어서 현지 생산이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미국의 전기차 구매보조금 폐지, 중국의 신에너지차(NEV) 구매세 면제 축소는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미국발 50% 품목관세, 중국발 공급 과잉,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악재가 겹친 철강은 5~10%가량 수출이 역성장할 전망입니다. 
 
특히 이차전지, 정유 등 산업은 수출이 두 자릿수 이상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조선·일반기계·석유화학 수출도 0~5% 범위에서 뒷걸음질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경제의 반도체 의존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습니다. 권남훈 산업연구원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반도체 중심 의존성이 강화된 데 반해 다른 주력 산업의 경쟁력은 상당히 도전을 받고 있다"며 "내년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도 우려 요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월 서울 마포구 프론트원에서 열린 '국민성장펀드 보고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수가 내년 성장 견인…구조개혁 지속해야"
 
산업연구원은 수출 부진에도 불구하고 내년 한국 경제가 정부의 확장적 재정 기조 등에 힘입어, 내수가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면서 연간 1.9%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잠재성장률 수준의 수치로, 올해 성장률 전망치인 1%보다 높아진 것입니다. 
 
IMF도 이날 발표한 '2025년 한국 연례협의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가 2025년 하반기부터 회복 국면에 진입해 2026년에는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완화적 통화·재정정책과 소비심리 개선을 배경으로 내년 성장률을 1.8%로 제시했습니다. 
 
IMF는 경기 회복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잠재성장률 3%' 달성을 위해서는 구조개혁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의 비교우위가 집중된 첨단 제조업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AI 활용과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동시에 특정 국가·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 등을 지적하면서, 서비스 수출 확대와 역내 교역 강화 등 수출 기반 다변화의 필요성을 조언했습니다. 
 
한국 경제는 마지막으로 3%대 잠재성장률을 기록한 지 8년이 지났고, 이제는 1%대까지 내려가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재명정부는 잠재성장률 3% 달성 목표를 공식화한 상태입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유지웅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