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어음 '키움' 우선지정에…증권사들 "나는 탈락?"

키움 첫 통과에…남은 증권사 '순번 경쟁' 본격화
신한·하나·메리츠·삼성, 심사 리스크 변수에 촉각
"최대한 많이 통과시킬 것"…정부 모험자본 기조도 영향

입력 : 2025-11-25 오후 3:59:11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발행어음 심사가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5호 사업자로 키움증권(039490)이 가장 먼저 지정된 것을 두고 남은 신청사들 사이에서 긴장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키움이 앞서 나간 뒤 신한·하나·메리츠·삼성증권(016360) 등이 순차 심사 단계에 들어가면서, 증권가에서는 순서가 밀린 곳이 사실상 탈락이 아니겠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올해 안에 발행어음 사업자 추가 지정이 이뤄질 예정입니다. 지난 19일 키움증권이 5호 발행어음 사업자로 지정됐고,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은 외부평가위원회 심사를 마친 후 최근 현장실사까지 마무리했습니다. 이후 증선위 판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메리츠증권과 삼성증권은 이날 오전부터 외평위 심사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금융당국의 심사 기준은 △자기자본 4조 원 이상 △사업계획 타당성 △대주주 적격성 △리스크 관리 체계 △모험자본 공급 계획 등입니다.
 
키움증권이 가장 먼저 발행어음 사업자로 지정되면서 남은 신청사들 사이에서는 추가 지정에 대한 긴장감이 포착됩니다. 증권사 관계자는 "심사 거절은 나오지 않았지만, 과연 우리가 통과될 수 있을까 불안한 분위기가 있다"며 긴장감을 전했습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일단 웬만하면 인가시켜주자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고 있지만, 특정 증권사는 늦어질 거란 소문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7월 금융위원회 안건심사소위원회에서 발행어음 인가 신청 회사 다섯 곳 중 네 곳에 대해 심사 중단 요청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당국의 판단에 따라 심사는 중단되지 않아 심사는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키움증권은 타사들과 달리 결격 사유에 관한 쟁점이 크지 않아 심사 절차가 빠르게 이뤄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김건희씨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특검팀이 이른바 '집사 게이트' 수사 과정에서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지만, 별다른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으면서 심사가 빠르게 이뤄진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증권의 경우 거점 점포 불건전 영업행위 관련 금감원 검사가, 메리츠증권은 상장폐지 된 이화전기 신주인수권부사채(BW) 불공정 거래 의혹이 리스크로 꼽힙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발생한 1300억원 규모의 ETF(상장지수펀드) 손실 사고와 관련한 제재 수위, 하나증권은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하나은행장 당시 채용 비리 재판이 쟁점으로 남아 있습니다. 
 
정부의 모험자본 공급 정책 기조에 따라 최대한 많은 증권사를 통과시킬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모험자본 공급 기조를 생각하면, 최대한 많은 증권사를 통과시켜야 의미 있는 모험자본 공급 계획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웬만하면 긍정적인 방향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고 내다봤습니다. 
 
금융당국은 연내에 모든 인가를 마무리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최대한 빠르게 진행할 수 있도록 해 심사 실무는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순차적으로 요건을 충족하는 순서대로 인가를 시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검사나 검찰 수사 이슈가 있는 곳들도 있어 시간이 필요한 곳들도 있다"며 "연내에 통과될 수 있는 곳들은 통과시키되, 모든 것을 끝내기는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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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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