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방산·원전 '성과'…'정상외교 복원'

UAE AI·시노프 원전·카이로 공항 수주 '발판' 마련
집권 6개월 만 순방 5차례…"국익 중심 실용외교"

입력 : 2025-11-26 오전 6:00:00
[앙카라=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출범 이후 내세운 '국익 중심 실용외교'가 올해의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중동·아프리카 4개국 순방을 통해 세일즈 외교를 동반한 '실용외교'를 선보였습니다. 실제로 인공지능(AI)과 방산 및 원전에서 실질적 기대 효과를 창출했습니다. 사실상 올해 마지막 '다자외교' 무대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통해 '정상외교 복원'의 피날레도 장식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중동·아프리카 4개국 순방…곳곳서 '기대 효과'
 
25일(현지시간) 이 대통령의 중동·아프리카 4개국 순방을 종합하면 국익중심 실용외교의 확대로 정리됩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순방 기간 아랍에미리트(UAE) 국빈 방문을 시작으로 이집트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을 거쳐 튀르키예로 일정을 마무리했는데요. 
 
UAE 순방에서는 '민관 협력'을 통한 세일즈 외교가 돋보였습니다. 이 대통령은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총 AI·우주산업·원자력 등에 대한 양해각서(MOU) 총 7건을 체결했습니다. 초기 투자금만 약 30조원 규모인 UAE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한국이 공동 참여하는 기반을 마련했는데, 약 200억달러의 기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방산의 경우 MOU 체결을 하지는 않았지만, UAE의 추가 요청에 따라 향후 150억달러 이상의 수주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집트 방문에서는 공동언론발표문을 공개하고 한·이집트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추진하기로 했는데요. 이 대통령은 남아공에서 튀르키예로 향하는 기내 간담회를 통해, 3조~4조원 규모의 이집트 카이로 공항 사업 수주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을 한국으로 초대해 남은 쟁점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입니다. 
 
이번 순방의 목표였던 G20 정상회의를 통해서는 12·3 계엄으로 멈췄던 '정상외교'를 본궤도로 올렸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번 G20 정상회의 기간 중견국 모임인 믹타(대한민국·멕시코·인도네시아·튀르키예·호주) 정상회의를 주재하고 다자주의 회복과 실질적 국제협력을 담은 공동언론발표문을 채택했습니다. 발표문에는 민주주의와 국제법 준수에 대한 의지도 공동으로 확인했습니다. 또 G20을 계기로 독일·프랑스와 정상회담을 열었으며, 중·일 사이의 갈등을 고려해 연쇄 회담도 기획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외교의) 근본은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라며 "핵심은 대한민국 군사 안보 각 영역에서 자율성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튀르키예 순방에서도 세일즈 외교는 이어졌습니다. 이 대통령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원자력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습니다. 튀르키예 정부가 추진 중인 시노프 원자력발전소(원전)에 초기 단계부터 참여해 사업 수주까지 발판을 마련한 겁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엑스포 센터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단체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취임 2주 만에 G7 참석…집권 1년 차 마무리
 
이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통해 올해 '다자외교' 일정도 마무리합니다. 이는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으로 인해, 이 대통령의 취임까지 반년 넘게 지속된 '외교 공백'을 다시 본궤도로 올려놓은 일정의 마침표입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취임 후 이번 순방까지 6개월 동안 총 5차례 순방에 나섰습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의장국 자격으로 경주에서 회의를 주재한 것까지 포함하면 한 달에 한 번꼴로 다자 정상회의에 참석했습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취임 후 불과 12일 만에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며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도 없는 상황에서 취임 2주 만에 출국은 '국익 중심 실용외교'를 주장한 외교전의 시작이었습니다.
 
이후 지난 9월 유엔총회 참석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참석 등을 통해 다자외교의 복원을 전 세계에 알렸습니다.
 
또 이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등장으로 시작된 '관세 전쟁'도 성공적으로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안보 영역에서도 핵추진잠수함의 확보라는 우리 군의 30년 숙원을 풀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APEC 정상회의 개최는 미국뿐 아니라 중국·일본과도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며, '가치외교'에서 벗어나 '실용외교'로 탈바꿈했습니다. 결국 이번 G20 정상회의를 통해 '다자주의'를 강조하면서 완전한 외교 복원을 선언했는데요. 이 대통령은 튀르키예로 향하는 전용기 내 기자간담회에서 "대한민국의 저력에 대해 자부심을 가져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 저력을 기반으로 우리끼리 국내에서 아웅다웅하는 것을 넘어 세계로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집권 2년 차에 접어드는 내년부터 '글로벌 의제'를 주도하는 선도국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숨 가쁜 외교전을 펼칠 전망입니다. 
 
앙카라=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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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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